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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양식장과 갯벌, 탄소 흡수 공간으로 되살린다…서천 블루카본 생태복원

이청원 · 2026.07.30

방치된 양식장과 갯벌, 탄소 흡수 공간으로 되살린다…서천 블루카본 생태복원

충남 서천의 방치된 폐양식장과 훼손된 갯벌이 지구 온난화를 막는 탄소 흡수원으로 재탄생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이 함께 추진하는 블루카본 생태복원사업은 기후위기 시대의 자연 기반 솔루션을 제시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서천군은 해양수산부, 기아, 충남도, 해양환경공단, 한국해양재단과 함께 '서천갯벌 블루카본 생태복원사업'을 올해부터 2029년까지 추진한다. 블루카본은 갯벌과 염생식물, 맹그로브 등 해양·연안 생태계가 흡수·저장하는 탄소를 뜻한다. 이산화탄소의 주요 흡수처로 주목받으며, 육상 숲의 탄소 흡수력과 비교해 최대 100배까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번 사업은 기아가 전액 투자해 추진되는 두 번째 민관 협력 사업이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2022~2025년 진행한 1차 사업에 이어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장항읍 일대 폐양식장과 갯벌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투입되는 260억원은 생태복원 사업 중 상당한 규모로, 기업의 환경 책임과 정부의 기후 정책이 결합된 형태다.

사업의 핵심은 폐양식장과 갯벌의 다목적 복원이다. 방치되어 환경오염원이 되던 폐양식장은 블루카본 정원으로 조성된다. 이는 단순한 미화를 넘어 탄소 흡수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변 갯벌에는 톳, 칠면초 같은 염생식물 군락지를 복원하고,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같은 바닷새 서식지를 조성한다.

염생식물은 염분이 높은 갯벌에서도 생존하는 특수한 생태계를 형성하며, 퇴적물을 안정화시켜 갯벌 침식을 방지한다. 연구에 따르면 염생식물이 복원된 갯벌은 식생 이전 대비 탄소 흡수력이 70% 이상 증가한다. 이는 한 해에만 상당한 양의 CO₂를 대기에서 제거하는 효과를 만든다.

이 사업은 생태 복원에 그치지 않는다. 갯벌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탐방로 조성, 블루카본과 갯벌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리는 홍보센터 건립은 생태관광과 환경교육으로 이어진다. 방문객들이 직접 생태 복원 현장을 체험하고 학습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는 환경 보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 미래세대 교육을 모두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보여준다. 서천 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세계적 보물이다. 이 사업을 통해 세계유산의 가치를 더욱 높이면서도 지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블루카본 복원 사업은 국제적 기후 공약과도 직결된다. 한국은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40%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이를 위해 자연 기반 솔루션이 필수다. 갯벌 복원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이면서도, 기술만으로는 불가능한 부분을 자연의 힘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해안 선형 개발로 훼손되어 온 우리나라 연안 생태계는 블루카본 복원 사업을 통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서천 사업이 성공하면 전국의 폐양식장과 훼손 갯벌을 복원하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인간이 훼손한 자연을 스스로 되살리는 역발상의 환경정책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