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기회
카카오의 '분할 승부수', AI 시대 생존 전략인가

카카오가 기업 분할이라는 대수술을 결행했다. 21일 이사회에서 카카오AI(신설법인)와 카카오X(존속법인)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한 것인데, 이는 단순한 조직개편을 넘어 'AI 시대에 맞는 경영 혁신'이라는 선언이다. 순자산 기준 카카오AI 36%, 카카오X 64%로 나뉘는 이번 분할은 내년 1월 정식 완료되고, 27일 양사 각각 상장될 예정이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AI 서비스 중심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사용자 중심의 혁신을 추구한다. 에이전틱 AI 시대를 겨냥해 카카오톡 기반 플랫폼에 AI, 광고, 커머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정신아 현 대표이사가 이끌 카카오AI는 2030년까지 연평균 20% 매출 성장과 6조 원 이상 매출 달성이 목표다. 한편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같은 '제2의 성장축' 개발과 자회사 관리 역할을 담당하는 지주회사 성격으로 재편된다.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이 카카오X를 이끈다.
기업 분할의 경제적 합리성은 명확하다. 고속 성장이 필요한 AI 사업과 수익 창출 중심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별도 관리함으로써 각각의 특성에 최적화된 경영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적 실행 속도가 필요한 카카오AI는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성숙 사업의 배당과 재투자 관리가 필요한 카카오X는 안정적인 자본배분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도 포트폴리오를 명확히 구분해 각사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명확해지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발표 직후 카카오 주가는 11% 이상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매력도 낮은 카카오X 주식을 보유하게 될 우려와 함께, 반복되는 구조개편과 계열사 정리에 피로감을 드러냈다. 플랫폼 독점 논란, AI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 노사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카카오의 분할이 경영 효율화인지, 아니면 약화된 신뢰도를 역전시키지 못한 채 사업 가치만 분산시키는 것인지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실제 성과는 올해 12월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