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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에서 '고기심'으로… 밥상 위 육류 역전, 기후 청구서가 커진다

이청원 · 2026.10.23

'밥심'에서 '고기심'으로… 밥상 위 육류 역전, 기후 청구서가 커진다

한국인의 주식이 쌀에서 고기로 바뀌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2026'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3대 육류(돼지·소·닭) 소비량은 59.9㎏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쌀 소비량은 55.1㎏에 그쳤습니다. 고기 소비는 2022년 처음 쌀을 앞지른 뒤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Source 연구원은 육류 소비가 2033년 65.4㎏까지 늘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식탁의 변화는 곧 환경 부담의 변화입니다.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메탄입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최대 80배 강한데, 국내 메탄 배출의 43%가 농축산 부문에서 나옵니다. 기후솔루션과 인하대 연구진은 IPCC 2006 지침으로 다시 계산한 결과, 가축분뇨 처리 과정의 메탄 배출량이 기존 138만t에서 349만t(CO₂ 환산)으로 2.5배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많이 먹는 고기가 돼지고기라는 점도 부담을 키웁니다. 지난해 돼지고기는 1인당 29.2㎏으로 전체 육류 소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가축분뇨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의 73%가 돼지 분뇨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돼지 분뇨 가운데 공공 바이오가스 시설로 들어가 에너지로 쓰이는 양은 14%에 불과합니다. 정부는 2050년까지 돼지 사육 두수가 32%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소비 증가가 사육 증가로, 다시 배출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보이지 않는 부담도 있습니다. 국내 축산은 사료 곡물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옵니다. 사료의 재배와 운송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생산지의 토지 이용 변화는 국가 배출 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구 전체로 보면 한국 식탁이 남기는 탄소발자국입니다. 질소가 쌓이면서 생기는 수질·토양 오염과 악취 역시 농촌 지역의 오래된 갈등 요인입니다.

다만 쌀은 친환경, 고기는 반환경이라는 이분법은 경계해야 합니다. 논에 물을 대 벼를 기르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메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식단 전체의 탄소 효율과 축산 생산 방식의 전환입니다. 전문가들은 메탄 저감 사료 보급, 분뇨의 바이오가스화 확대, 축종별 감축 목표 설정을 시급한 과제로 꼽습니다. 대체 단백질 산업 육성과 식물성 식단 선택지 확대도 함께 거론됩니다. 기후솔루션 연구진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농축산 감축 목표를 더 강하게 담고, 메탄 감축 목표를 따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밥상의 주인공이 바뀐 만큼 그 비용을 누가, 어떻게 줄일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이제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