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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 국외감축 '실적 제로' 경고: 3400만 톤의 무게

이청원 · 2026.10.19

2035 국외감축 '실적 제로' 경고: 3400만 톤의 무게

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로 확정한 가운데, 국외감축 분야에서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내부에서는 해외에서 확보해야 할 감축량의 상당 부분, 약 80% 수준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수치는 현재 공개 확인이 되지 않은 만큼, 기사 게재 전 관계 부처 확인이 필요하다.

국외감축이 중요한 이유는 목표의 규모에 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61% 감축안 기준으로 2035년까지 줄여야 할 부문별 연간 배출량은 전력이 1억 4830만 톤으로 가장 많고, 수송 6070만 톤, 산업 6030만 톤에 이어 국제감축이 3400만 톤으로 네 번째 규모다. 국내에서 줄이기 어려운 부분을 해외 사업으로 메우겠다는 구상이지만, 이 역할이 전체 목표 달성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제는 실적이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 체결 이후 정부는 해외감축을 추진해 왔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사실상 없다는 평가다. 2015년 당시 세웠던 2030년 기준 연간 9600만 톤 규모의 국외 감축 계획과 비교하면 현실과의 간극은 더 뚜렷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9개국과 협력협정 또는 MOU를 맺었고 몽골과는 세부 이행규칙까지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사업 규모는 아직 작다는 한계를 인정했다. 정부 측 실무자도 국내에서 확보된 크레딧 실적이 거의 없다고 짚었다.

현장에서 제기되는 구조적 장애물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국외감축을 총괄하는 주무 부처가 명확하지 않고 부처별 할당량도 정해지지 않았다. 둘째, 해외 감축 사업은 착수까지 최소 3년, 투자금 회수까지 10년이 걸려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이 필수적이다. 셋째,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위험과 정책 불확실성이 커 선뜻 참여하기 어렵다. 한 산업계 인사는 "이대로 가면 2035년 NDC 달성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국내 법제도 역시 청정개발체제(CDM) 시대의 틀에 머물러 있어 파리협정 6조 이행규칙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더해진다.

전문가들은 해법으로 국가 차원의 일원화된 추진 체계를 꼽는다. 정부와 기업, 상대 호스트국이 참여하는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업 참여를 위한 원스톱 지원 창구를 마련하며, 성과 기반의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발적 탄소시장보다 파리협정 6조 메커니즘을 선택하도록 배출권거래제에서 프리미엄을 주는 방안도 거론된다. 또 ODA 예산이 감축실적을 선진국이 가져가는 데 쓰인다는 비판을 피하도록 개도국의 법·제도와 측정·보고·검증(MRV) 체계를 지원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결국 해외감축은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다. 목표치는 확정됐지만 그 절반 이상을 떠받칠 실적이 없다면 국가 감축 목표 전체의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 정부가 내부 전망의 구체적 근거와 대응책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행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다음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