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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벌어온 달러, 은행에 쌓였다… 9월 달러예금 또 '사상 최대'

정원연 · 2026.11.02

반도체가 벌어온 달러, 은행에 쌓였다… 9월 달러예금 또 '사상 최대'

반도체 호황으로 대기업 수출대금이 대거 들어오면서 9월 달러예금이 사상 최대치를 다시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1천5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석 달째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가장 큰 동력은 반도체 수출이다. 9월 수출은 1,209억4,000만달러로 처음 1,200억달러를 넘었다. 이 중 반도체가 603억달러로 1년 전보다 262.8% 늘었고, 무역수지는 498억5,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 대기업들이 번 달러를 곧바로 원화로 바꾸지 않고 은행에 맡겨 두면서, 8월말 기업 달러예금은 1,056억4,000만달러로 처음 1,000억달러를 넘기도 했다.

환율 하락도 달러 수요를 키웠다.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1,549.4원에서 7월 말 1,424.0원으로 떨어졌다. 8월 말에는 1,368.6원까지 내려갔다. 한은은 대기업의 경상대금 수취와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유입에 더해, 환율이 떨어질 때 달러를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달러예금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경제적으로 보면 외화예금 급증은 양면성이 있다. 수출대금이 국내 은행에 머물면 외환 유동성이 두꺼워지고, 원화로 한꺼번에 바뀌지 않으니 원화 강세 속도도 다소 누그러진다. 반대로 쌓인 달러가 짧은 기간에 환전되면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10월 들어 그런 조짐이 일부 보인다. 5대 은행의 기업 달러예금은 9월 말 699억달러에서 10월 15일 645억5,000만달러로 53억5,000만달러 줄었다. 무역 결제나 법인세 납부 등에 쓰기 위해 원화로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개인 달러예금은 142억3,000만달러로 4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원·달러 환율은 10월 16일 장중 1,328.9원까지 내려가 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