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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보험료, 다른 유족연금…'어떤 연금에 가입했나'가 사별 후 노후를 가른다

박윤석 VP · 2026.11.02

같은 보험료, 다른 유족연금…'어떤 연금에 가입했나'가 사별 후 노후를 가른다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낸 뒤 받는 유족연금이 부부가 가입한 공적연금 조합에 따라 크게 달라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을 받다가 한 명이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가 본인 연금에 고인 유족연금의 30%만 더해 받는다. 공무원·군인·교사처럼 같은 직역연금을 받는 부부는 50%다. 반면 한 명은 국민연금, 다른 한 명은 공무원연금을 받는 부부라면 남은 배우자는 자기 연금과 유족연금을 한 푼도 깎이지 않고 전액 받는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처럼 제도 사이에서 중복급여를 조정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문제는 세 가지다. 첫째, 수평적 형평성이 무너진다. 비슷한 기간 맞벌이하며 보험료를 낸 가구가 가입 제도 조합이라는 우연한 요인 때문에 생애 수령액에서 큰 차이를 겪는다. 둘째, 재분배 효과가 거꾸로 작동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급여 수준이 높은 직역연금 가구가 중복 수령의 혜택을 보면 한정된 공적 재원이 노후 소득이 비교적 안정된 계층에 쏠린다. 셋째, 국민연금 자체의 보장성이 낮다. 국민연금 중복지급률 30%는 직역연금(50%)보다 낮고, 유족연금을 선택하면 본인 노령연금은 전혀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수급자의 90% 이상이 '내 연금+유족연금 30%'를 고른다. 2024년 6월 기준 유족연금 수급자는 102만 명이고, 월평균 수령액은 약 35만 원으로 노령연금의 절반 수준이다.

해외는 기준이 분명하다. 독일은 남은 배우자의 소득이 기준선을 넘으면 초과분의 40%를 유족연금에서 깎고, 공무원 유족도 합산액이 상한을 넘으면 감액한다. 벨기에는 직종과 상관없이 본인 연금과 유족연금의 합계가 법정 한도를 넘으면 초과분을 줄인다. 프랑스는 공무원 유족연금을 깎지 않지만 현지에서도 불공평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해법은 유족연금의 성격을 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유족연금을 생계 보장용 안전망으로 본다면 제도 간 합산 상한을 두는 것이 맞다. 부부가 함께 쌓은 공동 재산으로 본다면 국민연금 중복지급률부터 직역연금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군인연금법 개정으로 군인과 우체국 직원 사이의 감액 제도를 정비한 전례도 있다. 기금 소진 우려가 커지는 만큼 '어떤 연금에 들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기여했고 얼마나 필요한가'를 기준으로 하는 일관된 원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