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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PF·관세 ‘삼중고’에 흔들리는 K-건설기계…신흥시장·광산·서비스로 돌파구 찾는다

정원연 · 2026.02.23

고금리·PF·관세 ‘삼중고’에 흔들리는 K-건설기계…신흥시장·광산·서비스로 돌파구 찾는다

한국 건설기계 업계가 수요 위축과 비용 상승이 겹친 ‘성장통’을 겪고 있다. 내수는 부동산 경기 둔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의 여파가 이어지고, 해외는 고금리 장기화와 관세·환율 변동성이 실적을 흔들고 있다. 업계는 신흥시장 공략과 광산 장비, 부품·정비 같은 서비스 사업으로 체질을 바꾸며 출구를 찾는 모습이다.

국내 시장의 냉각은 장비 교체 수요부터 위축시켰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설비투자가 기계류 감소 영향으로 줄었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건설투자·착공 부진이 장비 발주로 직결되는 업종 특성상 “현장 물량이 줄면 판매가 먼저 꺾이는” 구조가 드러난 셈이다.

해외도 만만치 않다. 한국 업체들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북미·유럽·신흥국 수요에 기대는데, 선진시장은 금리와 주택·상업용 건설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여기에 관세 등 통상 변수까지 겹치면서 ‘판매량’보다 ‘마진’이 더 먼저 흔들리는 국면이 나타났다. 실제로 두산밥캣은 2025년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2026년 가이던스도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업계 1축인 HD그룹 건설기계 부문은 통합 시너지와 지역 다변화를 앞세우면서도 단기 비용 부담을 안고 있다. HD건설기계(통합 전 기준)는 2025년 매출이 늘었지만 중국 사업 재편 관련 일회성 비용이 영업이익을 눌렀다. 반대로 HD현대인프라코어는 판가 인상과 비용 축소, 신흥시장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같은 업황에서도 ‘포트폴리오·재고·지역 전략’에 따라 성적표가 갈린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비관만으로 결론 내리긴 이르다. 업계는 2026년을 기점으로 공공투자 확대,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인프라 수요, 광산(Mining) 장비 수요를 반등 요인으로 본다. 특히 마이닝은 단가가 높고 프로젝트 기간이 길어 수익 방어에 유리한 영역으로 꼽힌다.

성장통을 넘기 위한 과제는 세 갈래로 압축된다. 첫째, 시장 다변화다. 북미 편중을 줄이고 인도·중동·아프리카 등 인프라 투자 지역에서 딜러망과 금융·리스 패키지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애프터마켓(부품·정비·리스·중고) 확장이다. 신차 판매가 흔들릴수록 유지보수 매출이 현금흐름을 받친다. 셋째, 전동화·디지털 전환이다. 전기 굴착기·스마트 장비는 규제 대응이자 가격 프리미엄의 근거가 된다. 다만 안전기준, 충전 인프라, 배터리 공급망까지 함께 설계하지 않으면 ‘전시용 제품’에 그칠 수 있다.

결국 한국 건설기계 업계의 성장통은 “수출로 크고 내수로 버틴다”는 오래된 공식을 더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신호다. 업계가 신흥시장·마이닝·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정부가 통상 리스크와 전동화 생태계 기반을 뒷받침할 때 반등의 폭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