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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잠식한 지 16년... 디카, MZ세대 덕에 사상 최고 판매액의 5% 수준까지 부활

박윤석 VP · 2026.05.06

스마트폰 잠식한 지 16년... 디카, MZ세대 덕에 사상 최고 판매액의 5% 수준까지 부활

스마트폰에 의해 고사 위기에 처했던 디지털카메라(디카) 시장이 예상 밖의 역전극을 펼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감성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수요에 힘입어 침체된 시장이 지난 3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새로운 경제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전 세계 디카 판매액은 2008년 2조 1640억 엔의 정점에서 2020년 4201억 엔까지 폭락했다. 12년 사이 80%가 소실된 것이다. 그러나 2021년부터 극적인 반등이 시작됐다. 2021년 16.4% 증가, 2022년 39.3% 증가, 2023년 4.9% 증가로 3년 연속 성장을 이어갔으며, 현재 시장 규모는 과거 최고점의 약 5% 수준까지 회복됐다.

국내 디카 시장도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성장 중이다. 롯데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의 디카 매출은 2023년 10% 증가에 이어 2024년 상반기 15% 증가율을 기록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후지필름 직영 매장이 "카메라 성지"로 불리며 매일 신제품 입고가 이루어질 정도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후지필름의 분석에 따르면 2018년을 기점으로 30대 이하 구매자 비중(51%)이 40대 이상(44%)을 넘어섰다. MZ세대가 디카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완전히 전환된 것이다. 유튜브, 틱톡 등 영상 플랫폼 확산으로 고화질 숏폼과 라이브 방송 촬영에 특화된 기기 수요가 급증했고, 미러리스 카메라 같은 고부가가치 콘텐츠 제작 도구로서의 선택이 증가했다.

디카 부활의 핵심은 2000년대 감성의 Y2K 트렌드와 향수 소비다. 스마트폰의 완벽한 화질에서 오는 피로감을 극복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낮은 화소의 구형 디카를 선택하는 '디지털 디톡스'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몽글몽글한 빈티지 감성, 물리적 버튼의 '손맛', 불완전함 속의 매력이 새로운 가치로 재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제조사들은 수량 확대보다 미러리스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일본 빅카메라의 면세 매출에서 카메라가 12.8%를 차지해 이·미용 가전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점도 시장 저변 확대를 보여준다.

디카의 부활은 단순한 제품 회귀가 아니라 소비자 가치관 변화, 세대 교체, 영상 문화 대중화의 결합이다. 스마트폰이 모든 기술을 통일하려던 흐름에 대항해 오히려 '불완전함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역설적 경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