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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가 부른 시장 대변혁, 전기차 시대의 가속화

정원연 · 2026.06.03

에너지 위기가 부른 시장 대변혁, 전기차 시대의 가속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국제유가 급등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으면서 소비자들의 연료비 부담이 급증하자, 전기차(EV)로의 전환이 정책 주도에서 시장 주도로 전환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분석이 이를 입증한다. 유가 상승 영향으로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올해는 0.5년, 2027년에는 1년, 2028년 이후에는 2년 이상 조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침투율도 올해 29%, 2027년 35%로 상향 조정되며, 시장 회복 시점이 최대 2년 이상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거순한 경제학의 작용이다. 가솔린 차량과 전기차의 초기 가격 차이를 회수하는 기간이 대폭 단축되고 있다. 유가가 리터당 1,600원에서 2,000원으로 상승하면서 내연기관 차량의 운영 비용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비용 구조를 유지한다.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전기차의 우월성이 명확해진 것이다.

글로벌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독일은 3월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고, 프랑스도 69% 급증해 시장 점유율이 각각 24%, 28%에 달했다. 한국도 올해 1월과 2월 전기차 판매가 167% 증가한 4만 1,000대를 기록했다. 아시아 태국과 싱가포르는 전기차 비중이 이미 50%에 이르렀다.

주목할 점은 소비자 선택의 심리적 변화다. 이제 환경 이슈가 아닌 실질적 경제성이 구매 결정의 핵심 요인이 되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폐지로 신차 전기차 판매가 27% 감소한 미국에서도 중고 전기차 판매는 오히려 20% 증가했다. 보조금이 없어도 낮은 운영비가 소비자를 전기차로 이끌고 있는 셈이다.

공급망 재편도 진행 중이다. 중국 BYD가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아성을 침식하고 있으며, 테슬라와 함께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토요타, 혼다 등 전동화 전환에 소극적인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 약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에너지 위기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가장 큰 산업 구조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한 번 시작된 전환 흐름은 되돌리기 어렵다는 역사적 교훈이 재현되고 있으며, 전기차 시대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