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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 편의성의 신시대, K-바이오 제형 혁신으로 글로벌 시장 석권하다

정원연 · 2026.06.19

투약 편의성의 신시대, K-바이오 제형 혁신으로 글로벌 시장 석권하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약의 효능 경쟁을 넘어 '투약 편의성'을 혁신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 복잡한 정맥주사(IV)를 간편한 경구형이나 피하주사(SC)로 전환하는 제형 개선 기술이 신약 개발의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부상하면서, K-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의 최전선에 나서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투약 편의성이 단순한 환자 만족도 개선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특히 암, 자가면역질환, 당뇨 등 고가 바이오의약품에서 투약 방식이 변경될 경우 매출 구조 자체가 크게 확장된다. 병원 방문이 불필요한 자가 투약이 가능해지면서 환자 순응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험을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성과는 이미 눈에 띈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파브리병 치료제 'LA-GLA'를 세계 최초로 월 1회 피하투여 용법으로 공동 개발 중이다. 기존 치료제는 2주에 한 번씩 병원에서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한미약품의 고분자 결합 플랫폼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이 제품은 임상 1/2상 첫 환자 투여에 성공해 본격적인 글로벌 임상에 돌입했다.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의 피하주사 제형 전환 플랫폼 'ALT-B4'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업계 선도자로 자리 잡았다. 머크(MSD)의 항암제 키트루다와 로슈의 허셉틴 같은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이 플랫폼을 적용해 성공적으로 상용화되었고, FDA 승인으로 약 350억 원의 마일스톤을 확보했다. 유럽 허가까지 확정될 경우 300억 원대의 추가 기술료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기술료 규모는 800억 원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펩트론은 약물 반감기를 늘리는 '스마트데포' 플랫폼을 개발해 일라이릴리와 기술 평가 계약을 체결했으며, 1~6개월 지속형으로 개발 가능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를 자가 투여 가능한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로 변환해 유럽과 미국에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업계 전문가는 "고령 환자나 만성질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낮으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며 "동일한 효능이라도 더 쉽게 투약할 수 있는 제형을 보유하는 것이 시장 지배력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특허 관점에서도 기존 의약품의 특허 만료(Patent Cliff)에 대응하는 강력한 방어책이 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도 신약 설계 초기부터 제형 전환 가능성을 반영하는 추세다.

결국 제형 혁신은 K-바이오가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차별화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