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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프리미엄에서 일반석으로 전략 전환

정원연 · 2026.09.17

항공사, 프리미엄에서 일반석으로 전략 전환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그동안 중점적으로 확대해온 프리미엄 좌석 투자를 줄이고, 일반석 용량 증대에 방향을 틀고 있다.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악화로 프리미엄 수요가 예상보다 약해지면서 수익성 중심의 전략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항공업계는 지난 10년간 퍼스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 같은 프리미엄 좌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높은 탑승률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1석당 수익이 일반석의 5~10배에 달하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프리미엄 좌석을 항공기 리모델링의 우선순위로 삼았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고금리 지속, 기업 출장 감소 등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항공사들이 주목하는 것은 이코노미 클래스의 강한 수요다. 항공 수요의 70~80%는 여전히 일반석에서 비롯된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일반석을 선택하는 승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중산층 중심의 해외여행 수요도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특히 신흥국의 중산층 확대로 이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기존 항공기 내부 구조를 개편해 일반석 수를 늘리는 데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같은 항공기에서 수익을 최대화하려면 탑승률이 낮은 프리미엄 좌석보다 높은 탑승률을 보이는 일반석을 늘리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일부 항공사는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 수를 줄이고 그 공간에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설치하거나, 순수 이코노미 클래스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항공사들이 단순히 좌석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반석 내에서도 '계층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우선 탑승, 짐 수하물 추가 등 일반석 내에서 추가 서비스를 유료화하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신설해 일반석과 비즈니스 클래스 사이의 공백을 채운다. 또한 항공편당 좌석 수를 늘리면서도 좌석 간격을 적절히 조절해 승객 만족도를 유지하려는 노력도 병행 중이다.

이러한 전략은 항공사의 평균 수익(RASM, Revenue per Available Seat Mile)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프리미엄 좌석의 높은 이익률과 일반석의 높은 탑승률을 조합하되, 항공기 용량의 최적화를 통해 전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추세는 국내 항공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항공사들도 단기 수익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보다 중장기 관점에서 일반석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항공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대중 시장 공략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항공산업의 이같은 변화는 결국 저성장 시대 기업들이 어떻게 생존 전략을 재편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고수익 사업에 집중하되 현실적 수요를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경제 논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