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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비용 연 0.07%p, 기후위기 방치의 대가보다 작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탄소중립 이행경로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는 탄소중립 정책이 2060년까지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0.06~0.07%p 낮추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0.04%p 높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 수치는 전환 비용만 계산한 것이다. 기후변화를 늦춰 얻는 편익은 반영하지 않았다. 한은은 선행연구가 제시한 기후변화 완화 편익(경제성장률 +0.3%p 안팎)이 이번 비용 추정치를 대체로 웃돈다고 밝혔다. 기후위기를 내버려 둘 때 치를 대가가 감축 비용보다 크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두 가지 경로를 비교했다. 하나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하한(2018년 대비 53% 감축)을 지나 2050년 탄소중립에 이르는 '선형감축'이다. 다른 하나는 NDC 상한(61% 감축)에 맞춰 속도를 앞당기는 '조기감축'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선형감축에서 0.07%p, 조기감축에서 0.06%p 떨어졌다. 2050년 GDP는 추가 감축 노력이 없는 기준 시나리오보다 각각 10.2%, 8.2% 낮았다.
환경 측면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감축 속도에 따라 부담이 몰리는 시기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조기감축은 초기 규제 부담이 크다. 하지만 높은 탄소가격이 저탄소 기술 보급을 앞당겨 화석연료 의존도가 빠르게 줄고, 충격도 기간 전체에 고르게 퍼졌다. 반면 선형감축은 초반 부담이 작은 대신 기술 보급이 늦어져, 2045~2050년 제조업을 중심으로 충격이 한꺼번에 커졌다. Source 감축을 미루면 부담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넘어간다는 의미다.
전환 과정에서 넘어야 할 과제도 크다.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탄소가격이 2025년말 톤당 약 7달러에서 2050년 1,400달러 안팎까지 올라야 한다. 탄소 포집·저장(CCS)으로 격리하는 이산화탄소도 연간 1억톤을 넘어야 한다. 재생에너지 보급에는 2050년까지 840조원 안팎의 누적 투자가 필요하다. 부담은 정유·화학·시멘트·철강 등 탄소 다배출 제조업과 발전업에 집중되고, 서비스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한은은 정부가 탄소중립 로드맵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투자를 늘려 로드맵이 늦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융권에도 기후 리스크에 취약한 자산 관리를 강화하고 저탄소 전환 자금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이번 분석은 탄소중립을 성장의 걸림돌로만 볼 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감축을 미룰수록 비용과 위험이 커지는 만큼, 일찍 투자하는 것이 경제와 환경 모두에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