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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부유층 0.1%가 35억명보다 탄소 더 배출"… 기후재난으로 이익까지 챙긴다

이청원 · 2026.11.04

"초부유층 0.1%가 35억명보다 탄소 더 배출"… 기후재난으로 이익까지 챙긴다

세계 최상위 0.1%에 속하는 초부유층 약 800만명이 인류 하위 44%인 35억명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배출량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인구 13억명의 배출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3배 이상 많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지난달 27일 기후 불평등 보고서 '재난의 격차: 기후위기는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소수를 더 부유하게 만드는가'를 발표했다.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앞두고 나온 이 보고서는 탄소 배출 데이터와 기후 원인 규명 모델을 결합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부유층 한 사람이 오늘날 극심한 폭염에 미친 영향은 하위 50%에 속한 사람보다 약 400배 크다. 상위 1%는 1990년 이후 전 세계 온난화의 20%에 책임이 있다. 이들이 단 1년간 배출한 탄소로 폭염 관련 초과 사망자가 약 190만명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 중 78%는 전 세계 탄소 배출 비중이 8%에 불과한 저소득국과 중하위 소득국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상위 1%의 배출로 2050년까지 발생할 경제적 피해는 약 53조달러에 이른다. 개인 전용기 전체가 2초 동안 내뿜는 탄소는 하위 50%에 속한 사람 1명의 1년 배출량보다 많았다.

피해는 반대로 흐른다. 초부유층은 민간 보험, 서늘하고 안전한 지역의 주택, 사설 소방 인력으로 재난에 대비한다. 반면 대다수는 집과 농작물, 저축과 생계 기반을 잃는다. 2050년까지 최대 10억명이 기후위기로 살던 곳을 떠나야 할 수 있으며, 그 대부분은 글로벌 사우스에 집중될 전망이다. 불평등이 심한 국가는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홍수 사망률이 7배 높았다.

보고서는 재난이 '돈이 되는 사업'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재난 복구 시장은 2029년까지 연간 700억달러에서 920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옥스팜은 재난을 유발하거나 대비·복구로 수익을 얻는 기업 217곳을 묶어 '파괴와 재건 지수'를 만들었다. 분석 결과 주요 투자자들이 재난을 키우는 기업과 복구하는 기업 양쪽에 투자해 이중으로 수익을 거두고 있었다. 블랙록과 뱅가드는 이 지수 기업의 92%에 합계 1조달러 넘게 투자하고 있다. 2024년 서아프리카 기상이변 뒤 카카오 가격이 231% 폭등했을 때도 현지 농민에게 돌아간 이익은 없었다고 옥스팜은 밝혔다.

옥스팜은 각국 정부에 다섯 가지 조치를 촉구했다. 상위 1%의 소득·자산과 전용기 같은 고탄소 사치재에 대한 과세, 2035년까지 적응 재원 3배 확대와 차관이 아닌 무상 지원, 기한을 명시한 불평등 감축 계획 수립, 평등하고 회복력 있는 식량 시스템 구축, 초과이윤세 등을 통한 재난 자본주의 억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