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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늘고 객실은 부족했다…국내 호텔 ‘호황’ 만든 3가지 요인

박윤석 · 2026.02.05

외국인 늘고 객실은 부족했다…국내 호텔 ‘호황’ 만든 3가지 요인

국내 호텔산업이 ‘방이 모자랄 정도’로 달아오른 배경은 간단하다. 외국인 중심의 수요가 빠르게 늘었는데, 특히 서울은 신규 객실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다. 수요와 공급의 속도 차가 점유율과 객실료를 동시에 밀어 올리며 실적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가장 큰 동력은 인바운드 회복이다. 외래관광객은 ‘여가·위락·휴식’ 목적 비중이 높고, 재방문율도 절반을 넘긴다는 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한류를 계기로 한국에 관심을 갖는 비중도 높게 나타나 호텔 수요의 저변을 넓혔다.

수요 회복은 곧바로 가격으로 반영됐다. 호텔 데이터 벤치마킹 업체 STR·코스타 집계로 서울·인천 지역 호텔의 평균객실요금(ADR)은 2025년 8월 약 24만7000원, 9월 잠정치 약 29만6000원까지 상승했고, 객실점유율(OCC)도 80%를 웃도는 수준으로 제시됐다. 사실상 ‘만실’에 가까운 흐름이 반복됐다는 뜻이다.

두 번째 요인은 공급 제약이다. 코로나19 이후 서울 관광호텔 객실 수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텔은 인허가부터 준공까지 통상 수년이 걸리는데, 부동산 PF 경색과 착공 부진이 겹치며 공급 선행지표가 약해졌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수요가 늘어도 새 객실이 빨리 늘지 않으니, 남은 객실의 가격이 오르는 ‘희소성 프리미엄’이 강화되는 구조다.

세 번째는 수요의 ‘질’ 변화다. 5성급 호텔이 업황 반등을 주도했다는 통계가 나온다. 한 분석에서는 5성급 호텔의 객실당매출(RevPAR)이 전년 대비 약 40% 늘며 시장 회복을 이끌었다고 짚었다. 고가 객실이 팔리는 순간 매출 레버리지가 커지는 호텔업 특성상, 고급 수요가 붙으면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진다.

이 흐름은 단기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한투자증권 보고서를 인용한 최근 분석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 속도에 비해 서울 호텔 공급이 구조적으로 부족해 호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취지의 전망을 내놨다.

다만 ‘호황’의 그늘도 분명하다. 객실료 급등은 내국인 수요를 밀어내고, 관광 만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업계 보고서들도 ADR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요의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가격이 오를수록 중저가·대체 숙박으로 분산되는 흐름이 커지고, 도심 핵심지의 과밀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의 피로도를 키울 수 있다.

정책과 업계의 과제는 ‘공급 확대’만이 아니다. 첫째, 수요가 몰리는 도심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공연·전시·스포츠 등 체류형 콘텐츠를 권역별로 분산해 체감 혼잡과 가격 압력을 낮춰야 한다. 둘째, 인허가·금융 여건으로 묶인 공급 병목을 풀되, 무리한 과잉 공급으로 경기 하강기에 부실이 번지는 악순환을 경계해야 한다. 셋째, 요금 투명성과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 ‘비싼 만큼 불친절’이라는 불신을 줄여야 한다.

국내 호텔 호황은 외국인 수요 회복, 도심 공급 제약, 고급 수요 확대가 만든 결과다. 문제는 이 호황이 지속될수록 가격 피로와 지역 불균형이 커진다는 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비싸게 파는 전략’이 아니라, 수요를 분산하고 공급 병목을 완화하며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정공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