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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충격, 코스피 7% 급락…에너지·환율·외국인 매도가 만든 ‘변동성 장세’

임윤철 · 2026.03.04

중동 전쟁 충격, 코스피 7% 급락…에너지·환율·외국인 매도가 만든 ‘변동성 장세’

중동 전쟁 발발 사흘 만에 코스피가 7%대 급락하며 금융시장이 ‘변동성 장세’로 급격히 이동했다. 전쟁 리스크가 에너지 가격과 환율을 흔들고, 외국인 자금 이탈을 촉발하면서 주식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공포와 유동성에 의해 좌우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2.22포인트(7.24%) 내린 5,791.91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4%대 하락세를 보이며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462원대까지 뛰며 위험회피 심리가 외환시장으로도 확산했다. 외국인은 대규모 순매도를 쏟아내며 하락을 주도했고, 개인은 순매수로 맞서며 낙폭을 일부 흡수했다.

이번 변동성의 출발점은 에너지 공급 충격이다. 국제유가는 중동 확전 우려 속에 연속 급등했고, 해상 운송과 보험 시장이 위축되면서 공급 차질이 가격에 선반영됐다. 로이터는 전쟁 확산과 역내 에너지 인프라·해상 교통 리스크가 부각되며 브렌트유가 단기간 큰 폭으로 뛰었다고 전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국내에선 곧바로 수입물가와 기업 비용 부담, 소비자 물가 기대를 자극하고,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다.

환율 상승은 주식시장 하락을 증폭시키는 ‘가속 페달’로 작동했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환차손 우려를 키워 주식 매도를 부추기고, 동시에 국내 기업의 달러 결제 비용과 원자재 조달 비용을 끌어올린다. 특히 유가 상승과 환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간에서는 무역수지와 물가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경기·기업이익 전망치가 한꺼번에 하향 조정되기 쉽다. 이때 시장은 펀더멘털 평가보다 ‘현금화’가 우선되는 경향을 보이고, 장중 급락·급반등이 반복되는 전형적 변동성 국면이 형성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와 개인 매수가 정면 충돌했다. 외국인 매도는 위험자산 비중 축소와 함께, 앞선 상승 구간에서 누적된 차익 실현 수요가 전쟁 이슈를 계기로 한꺼번에 분출된 양상이다. 반대로 개인의 매수는 ‘낙폭 과대’ 기대와 레버리지 상품 유입이 맞물릴 경우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하락장에서의 레버리지 확대는 반등 시 수익을 키울 수 있지만, 추가 하락 시 강제 청산과 연쇄 매도를 유발해 시장 충격을 증폭시킬 수 있어서다.

경제 관점에서 핵심은 “전쟁 뉴스” 자체보다 전쟁이 만들어내는 가격 변수의 연쇄 반응이다. 유가 급등 → 인플레이션 압력 → 금리 불확실성 확대 → 달러 강세·원화 약세 → 외국인 자금 이탈 → 주가 하락의 고리가 짧은 시간에 동시에 진행되면서, 시장은 ‘실적’이 아니라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가격을 매기기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장기화 시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응책은 공포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교해야 한다. 정책당국은 외환·채권·단기자금 시장의 유동성 경색을 우선 차단하고, 필요 시 시장안정 장치를 신속히 가동해 ‘불필요한 급변동’을 완화해야 한다. 기업은 에너지·환율 헤지 비율을 재점검하고, 항공·화학·운송처럼 유가 민감 업종은 단기 비용 충격에 대비한 운임·가격 전가 전략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는 분할 매수·현금 비중 관리 같은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 레버리지 확대나 단기 추격 매수로 변동성을 스스로 키우는 선택은 경계해야 한다.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시장은 당분간 ‘방향성’보다 ‘진폭’이 더 큰 장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