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기회
고물가 폭염에 '구원투수' 된 가성비 소비...5000원대 '퍼스널 쿨링'이 뜨다

올해 기록적인 무더위가 고물가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 속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트렌드가 바로 '가성비 폭염 대응'이다. 저비용으로 일상 속 더위를 피하려는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소액 상품 판매처를 중심으로 이 같은 '퍼스널 쿨링'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이소의 6월 폭염 대응 상품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손풍기와 우양산은 물론 냉감 이너웨어, 쿨링 타월, 자외선 차단제 등 대부분 5000원 이하에 구매할 수 있는 제품들이 판매 대박을 기록했다. 선케어 제품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90% 급증했고, 냉감 이너웨어는 40% 증가, 우양산은 15% 늘었다. 특히 선케어 제품의 폭발적 증가가 주목할 만하다. 전통 선크림 외에 선스틱, 선쿠션 등 휴대와 덧바르기가 간편한 제품이 다양해진 데다, 강화된 자외선 강도에 대비하려는 소비심이 확대된 결과다. 냉감 이너웨어 매출 증가는 더위 대응이 외출용 양산·선풍기에서 일상복 영역까지 확대됐음을 시사한다.
편의점 업계는 단순한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넘어 건강을 고려한 제품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GS25는 6월 스무디 판매량을 전년 동기 대비 172.4% 증가시킨 뒤 현재 160개 매장의 스무디 제조기기를 7월 말까지 300개 매장으로 약 2배 확대할 계획이다. 1잔 3000원의 가격대로 고물가 속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확보하면서 건강음료에 대한 수요까지 만족시킨 결과다.
호텔업계도 빙수, 보양식, 삼계탕 등을 객실 패키지로 묶어 '여름철 호캉스'를 마케팅하는 등 저비용 여름나기를 추구하는 소비자 심리에 부응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트렌드를 '헬시트레저(건강+취미)' 소비라 명명하며, 가성비와 건강이 함께 충족되는 제품 발굴에 집중 중이다.
패션업계도 근본적인 전략 전환을 이루고 있다. 과거 계절 기준의 상품 계획에서 벗어나 실시간 기온 데이터 기반의 즉각적 대응으로 변화했다. 탑텐의 냉감 소재 제품은 지난 3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50% 증가했으며, 현재는 셔츠, 바지, 비즈니스 웨어 등 전면적으로 냉감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도 지역별 기온 데이터, 과거 구매 패턴, 검색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개인별 최적화된 여름 상품을 실시간으로 제안하는 AI 기반 맞춤형 마케팅으로 전환했다. 쿠팡, 네이버 등 주요 플랫폼은 대량 할인에서 벗어나 '정교한 타겟팅'과 '개인화된 서비스'로 진화하는 중이다.
유통업계 분석에 따르면 반복되는 폭염과 점차 길어지는 무더위 기간은 여름용품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처럼 뚜렷한 사계절 구분에서 벗어나 여름 상품을 더 빨리, 더 오래 파는 구조로 변화하는 것이다. 소비자들도 고물가 시대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일상 속 더위와 자외선에 대응하려는 '현명한 소비'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 변화는 이제 상수가 될 것이므로 선제적 기후 마케팅과 유동적 공급망 체계가 필수"라며 "저비용 고효율의 가성비 제품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물가 시대, 소비자의 지혜로운 선택과 유통업계의 진화된 대응이 맞닿아 '가성비 무더위 대응'이라는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