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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규 칼럼] 新성장동력 ‘문화자산’ 축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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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있는 10월은 법으로 정한 문화의 달이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문화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문화는 좁게는 문학, 음악, 미술, 공연 같은 예술 활동을 뜻하지만, 넓게는 한 사회가 공유하는 가치와 규범, 생활양식을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은 공연장 수나 콘텐츠 매출뿐 아니라 국민의 교양과 관용, 공동체 의식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문화와 경제성장은 서로를 끌어올리는 선순환 관계다. 경제가 성장하면 소득과 여가가 늘고 교육·통신·교통 기반이 갖춰져 문화 수요와 창작 여건이 좋아진다. 문화 수준이 높아지면 독서와 예술교육을 통해 창의적 인재가 길러진다. 상품에 디자인과 스토리를 더하면 같은 기술과 원료로도 더 높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고, 매력적인 국가 브랜드는 인재와 기업투자,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문화가 성숙하면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강조한 '사회적 자본', 즉 신뢰와 협력도 쌓인다. 신뢰가 높은 사회에서는 계약과 감시에 드는 비용이 줄고 기업 간 협업이 활발해지며 위기 대응 능력도 강해진다.
하지만 한국 문화는 분야별로 균형을 잃은 상태다. K팝, 영화, 드라마, 게임, 웹툰 등 한류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지만, 콘텐츠 경쟁력이 높다고 국민 전체의 문화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다. 수도권과 지방, 세대와 소득에 따라 문화를 누리는 정도의 차이가 크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낮은 사회적 신뢰다. 국회 등 공공 부문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고 계층과 이념 간 갈등이 깊어져 사회갈등지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제는 보여주기식 행사 대신 '선진 문화국가 전략'을 세워야 하며, 방향은 세 가지다. 첫째, 문화콘텐츠 산업의 기반을 넓혀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서 예술인 1인당 평균 연소득은 국민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고 불합리한 수익 배분 구조를 바로잡아 재능 있는 개인과 중소 사업자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 둘째, 문화를 누리는 층을 넓혀야 한다. 문화의 달을 '전 국민 문화참여의 달'로 삼아 국공립·민간 문화시설을 개방하고, 도서관과 학교, 주민센터를 활용해 지역 공동체 중심의 문화 활동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문화정책의 목표를 사회적 자본 축적으로 넓혀야 한다. 청년과 노인, 주민과 이주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늘리고, 정직과 공정, 법질서를 중시하는 교육과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AI가 이끄는 급격한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 경제의 앞날은 창의성, 신뢰, 협력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자산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출처 : 이투데이
링크 : https://www.etoday.co.kr/news/view/2634848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