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마켓기술을 고객가치로 만드는 미디어

기술사업화 인사이트

[유효상 칼럼] 왜 '50%+1주' 의무공개매수가 국가 핵심기술을 위협할까

유효상 · 2026.10.07

[유효상 칼럼] 왜 '50%+1주' 의무공개매수가 국가 핵심기술을 위협할까

공룡 자본에게 금은 숟가락을 주고, 서민에게는 종이숟가락을 주는 셈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의무공개매수제도' 개정안이 국내 자본시장에 예상 밖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상장법인 지분 25% 이상을 취득한 자가 최대주주가 되려면 전체 주주에게 공개매수를 통해 최소 '50%+1주'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주주 보호라는 명분은 좋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구조적 허점이 명백하다.

영국과 홍콩은 30% 이상을 취득해 지배권을 확보하면 '잔여 주주 전체'에게 같은 가격으로 전량 매수를 의무화한다. 이는 과반 지분을 확보한 대주주가 사익편취(터널링)를 하거나 소수주주를 축출(스퀴즈아웃)하는 악행을 원천 차단하고, 공격자의 자금 동원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은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없는 대신 이사회 방어권과 집단소송, 이사의 충실의무로 견제한다.

한국은 어떤가? 공격 수단(베어허그)은 열어주되, 방어 수단(포이즌 필)은 금지했다. 게다가 전량 매수가 아닌 부분 매수를 허용해 이미 30~40%를 보유한 거대 자본이나 사모펀드가 10~20% 정도만 추가 공개매수로 확보하면 과반 의결권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줬다. 소액주주는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면서 공격 세력에게는 최고 효율의 인수 경로를 제공한 것이다.

문제는 국가핵심기술까지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고려아연 사태는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중국이 싱가포르 우회 거점을 통한 메타의 AI기업 인수까지 막았던 것처럼, 국가안보와 기술 유출 우려는 국경을 초월한다.

한국은 현재 국내 사모펀드 같은 국내 법인을 앞세운 외국 자본의 우회 인수에 거의 무방비 상태다. '산업기술보호법'은 외국인 직접 투자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제 고민할 시간이 다했다.

첫째, 실질적 자금 출처와 우회 수단을 검증하는 '한국판 CFIUS(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안보 심사 체계를 법제화하고, 둘째, 공격과 방어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이사회 방어수단의 도입을 논의하고, 셋째, 부분 매수를 전량 매수로 바꿔 투기 자본의 진입 문턱을 높여야 한다.

제도적 빈틈을 방치한다면, 세대를 거쳐 쌓아온 기술과 산업 안보는 투기 자본의 먹잇감이 될 것이다. 그 대가는 국가 경제 전체의 손실로 돌아온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출처 : 머니투데이

링크 : https://www.mt.co.kr/opinion/2026/10/06/2026100209345324377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