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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원 컬럼] 프랑스 폭동의 진실: 국가 권위는 어디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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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 프랑스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내무부 집계로 약 55만 명(주최 측 주장 80만 명)이 참여했고, 약 2,400명이 체포됐으며 상점 1,500곳가량이 약탈·파손 피해를 입었다. 시위는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 요구에서 시작해 생활비 불만을 가진 시민, 노란 조끼 운동, 노동조합으로 번졌다. 대체로 평화적이었지만 무정부주의 성향의 '블랙블록' 같은 급진 집단이 끼어들면서 폭력 사태로 커졌다. 폭력은 비판받아야 하지만 대다수 시민의 요구와 일부의 폭력은 구별해야 한다. 극우세력은 이번 사태를 이민 문제와 연결하지만, 경찰은 둘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을 제시하지 못했다.
폭동의 근본 원인은 프랑스식 사회계약이 흔들리고 있다는 데 있다.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생활비는 오르며, 청년의 미래 불안과 중산층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국민은 여전히 국가에 많은 것을 기대하지만, 국가가 그 기대를 채울 능력은 줄어들고 있다. 국가채무는 2026년 GDP의 약 119.3%, 2027년에는 121.7%에 이를 전망이다. 10월 21일에는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5%를 넘었고, 독일 국채와의 금리 차이도 약 1.6%포인트로 벌어졌다. 2018년 노란 조끼 운동 때처럼 약 110억 유로를 풀어 불만을 달래는 방식은 이제 쓰기 어렵다. 지출을 늘리면 금리가 오르고, 긴축을 하면 불만이 커지는 악순환에 빠졌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 지지율은 약 15%, 르코르뉘 총리는 약 22%에 그치고 정부는 의회 다수파도 확보하지 못해, 정치적 교착이 이 악순환을 더 심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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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힘은 두 가지로 나뉜다. 법과 경찰력으로 질서를 유지하는 '권력'과, 공정성·신뢰·성과로 쌓이는 '권위'다. 치안을 확보하는 일과 시민의 불만을 제도적으로 해결하는 일을 균형 있게 해낼 때 권위가 유지된다. 프랑스의 재정 불안은 유로존 금융과 유럽의 공동전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저성장, 고령화, 정치적 양극화는 선진국 모두가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에 주는 교훈은 세 가지다. 첫째, 청년세대가 노력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기대를 지켜야 한다. 둘째, 고령화와 AI 전환 등 투자 수요 사이에서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셋째, '5극 3특' 같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산업시설뿐 아니라 교육, 의료, 주거, 일자리를 함께 갖춰야 한다. 또 갈등이 폭발하기 전에 대화와 공정한 제도로 해결할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의 권위는 힘만으로 유지되지 않으며, 국민에게 미래를 약속하고 그 약속을 실행할 능력이 있을 때 지속된다.
출처 : 저스트이코노믹스
링크 : https://www.justeconomix.com/ko-kr/articles/153879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