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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원 컬럼] 중국경제는 지금:첨단산업은 질주, 내수는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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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는 '붕괴론'이나 '도약론' 어느 한쪽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0월 19일 발표한 3분기 GDP 성장률은 4.5%로, 정부 목표치(4.5~5.0%)의 하한선에 머물렀다. 속을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1~9월 고정자산투자는 7.2%, 민간투자는 10.4%, 부동산 개발투자는 20.6% 줄었고 소매판매는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3분기 수출은 전기차·태양광·반도체가 이끌며 28% 늘었다. 오르는 부문과 가라앉는 부문이 갈리는 전형적인 'K자형 경제'다.
첨단산업의 성과는 보조금 효과를 넘어선다. 1~9월 3D프린터 장비 생산은 62.5%, 리튬이온전지는 39.5%, 산업용 로봇은 29.1% 늘었고, 피지컬 AI도 국가 전략산업으로 떠올랐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혁신공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다만 생산능력에 비해 국내 수요가 부족한 것이 핵심 문제다. 가계자산의 60~70%가 부동산에 묶여 있어, 집값이 떨어지면 소비가 줄고 이어 투자와 고용도 위축되는 '역자산효과'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 오피스 공실률은 24.5%로 세계 주요 20개 도시 가운데 가장 높다.
위기의 뿌리는 1994년 주룽지 부총리가 주도한 분세제(分税制) 개혁에 있다. 이 개혁으로 재원이 줄어든 지방정부는 토지사용권을 팔아 재정을 메웠다. 개발업자는 선분양으로 자금을 마련했고, 지방정부는 그 돈으로 산업단지를 짓고 기업을 유치했다. 이 구조는 전기차·태양광 산업 성장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주택시장이 침체하자 토지 수입이 급감하고 부채가 쌓이면서 성장의 엔진이 족쇄로 바뀌었다. 부동산 위기는 단순한 시장 실패를 넘어 재정관계·토지제도·금융시스템이 얽힌 제도적 문제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주요 구조체를 완성하기 전에는 분양하지 못하게 하는 선분양 억제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세 일부를 지방에 배분하고 과세 기준을 생산지에서 소비지로 바꾸는 세수 배분 개혁이다. 이 개혁이 자리 잡으면 지방정부의 운영 방식이 '토지를 팔고 공장을 짓는 경제'에서 '주민이 소득을 얻고 소비하는 경제'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소비세만으로 토지 수입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지방 부채와 부동산 보유세 도입 문제도 남아 있고, 제15차 5개년 계획 역시 여전히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어 단기간의 성공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이런 모순은 세계경제에도 영향을 준다. 국내에서 소화되지 못한 제품이 해외로 쏟아지면서 EU 등과의 통상마찰이 커질 수 있다. 한국도 부동산 위기를 근거로 중국의 쇠퇴를 예단해선 안 된다. 오히려 내수에서 수익을 내지 못한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배터리·전기차·로봇 분야에서 해외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 앞으로는 성장률보다 첨단산업의 부가가치가 일자리와 가계소득으로 이어지는지, 지방재정이 지속가능하게 바뀌는지, 소비가 성장 동력이 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결국 "중국경제의 진정한 시험대는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아니라 생산의 성과를 얼마나 넓게 나눌 수 있느냐에 있다"는 것이 칼럼의 결론이다.
출처 : 저스트이코노믹스
링크 : https://www.justeconomix.com/ko-kr/articles/153838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