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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결제주기 'T+1' 1년 늦춰 2028년 하반기로

정원연 · 2026.11.05

주식 결제주기 'T+1' 1년 늦춰 2028년 하반기로

국내 주식시장의 결제주기 단축이 당초 목표였던 내년(2027년) 하반기에서 2028년 하반기로 약 1년 늦어진다. 외국인 투자자의 준비 부족과 증권업계의 전산 부담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한 것이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일 현행 2거래일(T+2)인 결제주기를 1거래일(T+1)로 줄이는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 초안을 공개했다. 유관기관은 내년 10월까지 결제 승인, 거래 증거금 산출, 결제 실패 관리, 증권거래세 징수, 대차거래 관련 전산을 모두 고치고, 최소 6개월간 통합 테스트를 거칠 계획이다.

결제주기가 줄면 개인투자자는 월요일에 판 주식 대금을 수요일이 아닌 화요일에 찾을 수 있다. 금융기관은 결제 위험에 대비해 쌓아야 하는 증거금 부담을 덜 수 있다. 미국은 2024년 5월 T+1로 전환한 뒤 청산기금이 평균 128억달러에서 98억달러로 23% 줄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2027년 10월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인도는 2023년에 이미 전환을 마쳤다.

일정을 늦춘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다. 해외 투자자는 시차와 원화 환전 문제 때문에 결제를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거래소가 해외 증권사와 보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33.3%는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T+1로 전환되면 한국 투자 비중을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32곳 중 27곳(84.4%)은 2028년 하반기 이후 시행을 원했다. 아시아 경쟁 시장의 일정도 영향을 줬다. 홍콩이 지난달 T+1 시행 시점을 2027년 4분기에서 2028년 하반기로 미뤘다.

개인투자자의 불편은 금융상품으로 메운다. 유관기관은 매도대금을 빨리 현금화하려는 수요를 위해 연 5% 중후반대의 저리 매도대금담보대출을 내놓기로 했다. 기존 상품의 금리(연 7.5~10%)보다 크게 낮다. 한국증권금융이 기준금리에 약 0.3%포인트를 더한 금리로 증권사에 자금을 빌려주는 구조다.

과제는 남아 있다. 600개가 넘는 금융기관이 동시에 전산을 개편해야 하고, 매매 확인부터 청산, 환전, 결제까지 10단계가 넘는 업무를 하루 안에 처리해야 한다. 증권업계는 사실상 0%인 국내 결제실패율을 유지하면서 전환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