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바꾼 역사와 문화
<'100년기업' 제14화> 그 백화점이 사실은 - 관계, 위기 때 돌아오는 것

제4화의 봉마르셰를 다시 불러온다. "구경만 하셔도 됩니다"라며 손님을 먼저 믿어준 파리의 백화점. 그리고 그 믿음이 손님만이 아니라 직원에게도 향했다는 이야기. 이 관점의 가장 오래된 문헌은 사실 논문이 아니라 상인들의 가훈이다.
일본 시가현의 오미 상인들은 수백 년 전부터 "산포요시" — 파는 이에게 좋고, 사는 이에게 좋고, 세상에 좋아야 한다 — 를 장사의 원칙으로 삼았다. 셋 중 하나라도 손해를 보는 거래는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연구자가 미국과 일본의 100년기업 약 7,000사를 설문 조사해 추린 다섯 가지 공통 특징 중 세 개가 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파트너와의 다세대에 걸친 관계, 종업원과의 장기 고용 관계, 그리고 지역사회 참여. 그리고 이것은 미담에 그치지 않는다. 크레디트스위스 연구소가 세계의 가족기업 1,000개를 묶어 주가 성과를 추적했더니, 이들은 비가족기업을 해마다 평균 3.7퍼센트포인트씩 웃돌았다. 관계자본은 계량화가 가장 어려운 자산이지만, 수익률로 확인되는 자산이기도 하다.
왜 관계가 자산인가. 경쟁사가 흉내 낼 수 없는 자원의 조건 중 하나가 사회적 복잡성 — 수많은 사람과 세월과 신뢰가 얽힌 관계망 — 이기 때문이다. 설비는 돈으로 살 수 있고 기술은 사람을 스카우트하면 따라오지만, 오랜 거래처의 신뢰와 지역사회의 호의는 어떤 예산으로도 단기간에 만들 수 없다. 봉마르셰가 정찰제와 반품 보장으로 손님의 신뢰를 얻고, 이익공유제와 연금기금으로 직원의 신뢰를 얻은 것은 결국 하나의 원칙이었다. 관계자본은 시간이라는 재료 없이는 제조가 불가능한 유일한 자산이며, 그래서 오래 산 회사가 가장 정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우위이기도 하다.
출처: 오미상인 산포요시 가훈; Bert Hakvoort(텐하켄) 100년기업 설문 연구; Credit Suisse Research Institute, 「Family 1000」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