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바꾼 역사와 문화
<제57화> 흙 121그램에 10억 달러 — 소행성은 누구의 것인가

달 토지 증서를 기념품으로 주고받는 농담이 있을 만큼, 우주의 소유권은 오랫동안 웃음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진지한 얼굴로 이 문제를 다툽니다. 웃음기가 사라지기 시작한 날, 2023년 9월 24일 미국 유타주의 사막으로 가 보겠습니다.
동트기 전의 사막 하늘에 불덩이 하나가 긴 꼬리를 그리며 떨어집니다. 7년 전 지구를 떠났던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소행성 베누에서 퍼 온 흙을 캡슐에 담아 던진 것입니다. 낙하산이 펴지고, 캡슐은 사막 한가운데에 사뿐히 내려앉습니다. 방호복을 입은 회수팀이 헬기를 타고 달려가 조심스럽게 캡슐을 들어 올립니다. 안에 든 것은 검은 흙과 자갈 121.6그램. 이 한 줌을 가져오는 데 들어간 돈이 우리 돈으로 1조 원이 넘습니다. 그램으로 나누면 인류가 만져 본 가장 비싼 물질인 셈입니다. 실험실에서 캡슐을 연 과학자들은 탄성을 질렀습니다. 생명의 재료인 탄소와 물의 흔적이 흙 속에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방금 보신 장면은 생중계로 전 세계에 방송된 실제 기록입니다. 그런데 이 흙은 흥미로운 법률 문제를 깨웁니다. 소행성은 대체 누구의 것일까요. 1967년의 우주조약은 어느 국가도 천체를 소유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런데 2015년 미국은 새 법을 만들어, 국가는 안 되지만 기업과 개인이 캐낸 우주 자원은 그들의 재산이 된다고 선언했습니다. 룩셈부르크가 뒤따랐고, 여러 나라가 참여한 아르테미스 약정도 같은 해석을 채택했습니다. 공해에서 잡은 물고기가 어부의 것이 되듯, 우주에서 캔 광물은 캔 자의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앞서 일본의 하야부사2도 소행성 류구의 흙 5.4그램을 가져왔는데, 미국과 일본은 서로의 샘플 일부를 맞바꾸었습니다. 인류 최초의 우주 흙 물물교환이 이미 이뤄진 셈입니다. 반전은 시장 쪽에 있습니다. 2010년대에 소행성 채굴을 내걸고 화려하게 등장했던 스타트업들은 광물 한 줌 캐기 전에 모두 문을 닫거나 팔렸습니다. 기술과 꿈은 있었지만 당장 사 줄 고객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 시리즈가 줄곧 말해 온 대로, 수요 없는 공급은 시장을 열지 못합니다.
자, 오늘의 결론입니다. 기술은 세상의 장면과 장면을 바꿉니다. 우주가 국가의 자존심을 건 경주장이던 장면은, 소유권과 채굴권을 따지는 시장의 예비 무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는 순서를 알려줍니다. 리디아의 동전도, 베네치아의 특허도, 시장이 서기 전에 먼저 정해진 것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규칙이었습니다. 소유권이 분명해야 거래가 시작되고, 거래가 시작되어야 가격이 생기며, 가격이 있어야 투자가 옵니다. 달의 물과 소행성의 금속이 진짜 상품이 되는 날, 부자가 되는 것은 가장 먼저 삽을 든 사람이 아니라 등기소와 거래소를 설계한 사람일지 모릅니다. "너는 뭐 먹고 살거니?"의 쉰일곱 번째 힌트는 이것, 새 영토가 열릴 때는 캐는 기술보다 거래의 규칙을 먼저 챙겨 보라는 것입니다. 철이네 오이마켓이 다음 장면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사진: NASA/Keegan Barber (퍼블릭 도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