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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수 칼럼]지금 유연함의 경영을 생각한다(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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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못 차리게 소용돌이가 치고 있다. 그것은 국제질서 재편, AX, GX 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소용돌이를 경영자는 어떻게 헤쳐가야 할까?
▶ 화이트워터래프팅
여기서 말하는 지금(present, now)은 10년이란 시간프레임으로 크게 본 것이다. 왜 하필 지금을 10년으로 보는지 물으면 21세기의 단절적 시간흐름 때문이다. 2차 산업혁명 이후 20세기 100년은 거의 같은 길로 달려왔지만(아날 로그적 성장의 길), 2000년 이후는 아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하여 긴장하게 하더니 2010년 스마트폰이 상용화되면서 완전히 디지털사회로 전환되었고, 2020년에 접어들면서 AX(AI대전환)가 대세가 되었다. 10년으로 본 지금을 특징짓는 시대성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국제질서 재편, AX(AI대전환), GX(녹색대전환) 이다. 이런 시대성을 인정하고 가려는 곳을 향해 가야하는 것이 경영자의 숙명이다. 그래서 경영자가 지금 처한 상 황을 화이트워터래프팅(white water rafting)에 비유한다. 흰 물보라는 보이지 않는 바위가 있거나 폭포가 있다는 사인이다. 이런 사인을 잘 보고 이 소용돌이를 잘 헤치고 나가는 것이 급류타기래프팅이다. 이 시대 경영자는 이런 흰 물보라를 보면서 위험을 감지하고 이를 슬기롭게 넘어, 가고자 하는 곳으로 기업을 이끄는 래프터(rafter)인 것 이다. 수직의 폭포가 바로 코앞에 떡 버티고 있는 지금, 경영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AI지식의 습득과 이의 적용을 가장 많이 듣는다. 하지만 이런 처방은 표면적이다. 이유는 스킬 위주의 처방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 스킬 은 습득할 수 있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일엽편주를 타고 지금의 화이트워터를 통과하려면 새로운 지혜가 필요하다. 1 2026. 3. 4 (제7호) 지혜는 경험에서 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건 아니다. 그건 과거의 지혜다. 새로운 지혜여야 한다. 새로운 지 혜는 어디서 올까? 새로운 언어에서 온다.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면 사유가 바뀌고 그로 인해 새로운 지혜를 갖게 되 는 것이다. 그래서 소용돌이를 헤치고 나가는 이 시대 경영자에게 필요한 새로운 경영언어를 찾는 것은 중요하다.
▶새로운 경영언어로서 유연함
소용돌이를 헤치고 나갈 수 있는 지혜는 새로운 언어에서 생긴다고 했다. 이런 주장을 하면 그 근거를 따져 물을 것 이다. 하이데거(1889~1976)의 말을 빌려 답한다. 그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한다. 철학적 용어로 존재의 집이 라고 해서 그렇지 내가 쓰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바로 나이고 우리라는 의미다. 내가 누구이고 우리기업이 무 엇을 하고 있는지는 바로 우리가 쓰는 언어에 담겨있다는 것이다. 그 만큼 언어는 근원적 힘을 갖는다. 예를 들어 풀 무원을 풀무원 이게끔 하는 것은 ‘바른 먹거리’란 시대흐름을 담아내는 언어라는 것이다. 또한 삼성전자를 삼성전 자이게 하는 것은 초격차다. 초격차란 언어가 삼성전자의 생명력이다. 이런 언어는 내부 임직원뿐만 아니라 공급 망, 더 나아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게 크다. 그렇다면 화이트워터래프팅이란 지금의 시대흐름을 담아내는 새로운 경영언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유연함 (suppleness)을 제안한다. 사실 유연함은 자주 듣던 개념이라 새로운 언어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 는 유연함(flexibility)은 융통성이다. 상황에 맞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다. 여기서 말하는 유연함은 그런 일시적이 고 상황적인 처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더 근본적이고 근원적이며 몸이 갖는 유연성이다. 유연함은 춘추시대 철 학자인 노자(기원전 571~기원전471)의 ‘도덕경’에 나온다.
도덕경 76장에 나오는 유연함을 보기로 한다.
사람이 살아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人之生也柔弱)
그가 죽으면 단단하고 구부려지지 않는다(其死也堅强)
만물과 초목이 살아있을 때는 부드럽고 무르지만(草木之生也柔脆)
그것이 죽으면 말라 뻣뻣해진다(其死也枯槁)
그러므로 단단하고 뻣뻣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故堅强者死之徒)
부드럽고 무른 것은 삶의 무리이다(柔弱者生之徒)-도덕경 76장
도덕경에 따르면 부드럽고 무르고 약해 보이는 것이 유연함이라고 한다. 딱딱하게 굳은 과거의 지식이나 지혜를 벗 어 던지고 갓난아이처럼 유약해 보이지만 무한한 가능성과 엄청난 에너지를 갖는 지혜를 말하는 것이다. 체 무슨 얘기인가하고 물을 것이다. 경영의 유연함을 생각해보기로 하자.
다음편에 2부가 이어집니다.
전인수_ (녹색소비자연대 이사장, 전 홍익대 교수)
출처 : Jcampus-Jcomment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