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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상 칼럼] 왜 3% 룰이 자본시장의 판도를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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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최윤범 회장을 상대로 적대적 공개매수를 시행했습니다. 74년간의 동업 신화를 끝내는 수조 원대의 자본 전쟁이었습니다. MBK·영풍 연합이 41.1%의 지분을 확보하며 37.9%에 그친 최 회장 측을 앞서 나가자, 경영권 장악은 시간문제로 보였습니다. 최 회장 측도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2.5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사력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주주총회에서 MBK·영풍의 이사회 장악 시도는 무산되었고, 최 회장 측이 연이어 승리했습니다. 이 기적을 만든 것이 바로 상법상 '3% 룰'입니다.
3% 룰은 감사위원 선임·해임 시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총 3%로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MBK와 영풍은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약정한 '공동보유자'로 묶이면서 단일 대주주 그룹으로 간주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41.1%의 지분 중 38% 이상의 의결권이 3% 룰에 의해 무력화되어, 실질 의결권은 고작 3%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다르게 작동했습니다. 최 회장 일가의 직접 지분은 3%로 제한되지만, 현대차그룹, 한화, LG화학 등 우호 세력들이 각기 독립된 형태로 지분을 분산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법적으로 최대주주가 아닌 개별 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 각각 최대 3%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최 회장 측은 자체 3%에 더해 현대차·한화·LG화학 등이 각자 독립적으로 3%씩을 추가 행사하여 실질 의결권을 9~12%대까지 확보했습니다.
양측의 단순 지분율 3.2%p 차이가 3% 룰을 거치면서 약 7~9%p 이상의 실질 의결권 격차로 역전된 것입니다. 이는 상법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구별하기 때문입니다. MBK·영풍은 공동보유자로 묶여 특수관계인 판단에서 합산되지만, 우호 기업들은 독립 주주로 간주되어 각각 3%씩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대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자 전체 유효 의결권 수가 급감하면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1표 가치가 수 배로 상승하는 '의결권 증폭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소액주주가 경영권을 결정하는 스윙보터로 격상된 것입니다. 자본의 크기가 아닌 주주 가치와 명분이 승패를 결정했습니다.
3% 룰은 2025년 7월 상법 개정으로 '합산 3% 룰'이 되면서 대주주 의결권이 원천적으로 더욱 축소되었습니다. 이번 사태는 3% 룰의 구조적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실질적 우호 관계에 있는 기업들에 지분을 분산 배치하는 '우호지분 쪼개기'를 활용하면 대주주 캡 규제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수관계인 판단 기준을 실질적 의사 합치로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전망입니다.
고려아연 사태는 수조 원의 자금력도 법적 메커니즘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이는 국가기간산업의 가치와 지배구조의 정교함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숙제를 던져줍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링크 : https://www.mt.co.kr/opinion/2026/09/01/2026082714083478246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