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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철 칼럼] 세금의 '공정성'과 경제의 '영속성'이 만나는 지점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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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기업(百年企業)이 뿌리 깊게 내린 경제는 어떤 흔들림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수십 년간 축적된 독보적인 기술력,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쌓아온 원천기술과 경영 노하우는 단기간에 자본을 투입한다고 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자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의 진짜 체력은 눈앞의 유행을 타는 기업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 기술을 고도화하고 생태계를 지켜내는 영속성 있는 기업들의 두터운 레이어에서 나온다.
최근 85세 한 중소기업인의 절규를 다룬 언론 보도는 우리 사회에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평생을 바쳐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을 확장해 일궈낸 기업을 자식에게 이어주려 했더니, 돌아온 것은 수백억 원대의 상속세 폭탄과 까다로워진 가업승계 요건이었다. 기술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고용을 유지하며 경제 활동을 이어가려던 진정성이, 엄격해진 세제 기준 앞에서 커다란 장벽에 부딪힌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가업승계를 하려는 기업이 세금 문제와 가혹한 조건 때문에 뜻을 이룰 수 없다면, 대체 어느 기업가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과감한 R&D 투자를 감행하고 장인정신으로 기술을 축적하려 하겠는가. 기업의 영속성이 끊어지면 그간 쌓아온 소중한 기술 생태계와 노하우도 그대로 공중분해 된다. 이는 한 기업의 불행을 넘어 국가 경제 전체의 치명적인 손실이다.
물론 세제 개편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편법 상속을 막고 부의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세무 당국이 ‘공정성’의 잣대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은 조세 정의 차원에서 당연한 원칙이다. 그러나 공정성이라는 명목이 기업의 생존과 기술의 맥을 끊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면, 그것은 본말이 전말된 결과를 낳는다.
세무 행정이 추구하는 '공정성'과 국가 경제가 절실히 요구하는 '영속성', 이 둘은 결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과세 기준을 무작정 완화해 부의 편법 승계를 방치하자는 말이 아니다. 진정으로 기술을 승계하고, 새로운 혁신 투자를 이어나가며, 지역 사회의 일자리를 지키려는 ‘진정성 있는 기업’에는 합리적인 승계의 길을 터주어야 한다.
공정함에만 치우쳐 경제의 뿌리를 흔들어서도 안 되고, 영속성만 외치며 조세 원칙을 무너뜨려서도 안 된다. 이제는 세금의 공정함과 경제의 영속성이 선순환을 이루는 정교하고 세심한 제도적 조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백년기업이 마음 놓고 기술을 닦고 뻗어나갈 수 있을 때,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도 비로소 탄탄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