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기회
스마트폰 QR코드, 650억 규모 의료비 낭비 막는다

정부가 의료영상정보 공유시스템을 도입해 매년 650억 원대의 불필요한 의료비 누수를 차단하는 데 나섰다. 환자가 스마트폰 QR코드만으로 기존 촬영 영상을 다른 병원에 전송할 수 있고, 의료진은 인공지능으로 촬영 이력을 실시간 확인하는 방식으로 병원 이동 시 발생하던 중복 촬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의료 현장의 중복 촬영 규모는 상당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 달 내 다른 병원을 방문한 CT 환자 94만4172명 중 26.8%인 25만3438명이 새 병원에서 CT를 재촬영했다. MRI도 마찬가지로 전원 환자 22만4894명 중 13.8%인 3만944명이 한 달 안에 다시 촬영했다. 의료기관별로는 일부 의원급과 종합병원에서 전원 환자의 40~50% 이상에게 고가 검사를 재시행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이로 인한 건강보험공단의 재정 손실은 심각하다. 지난해 청구된 CT와 MRI 재촬영 비용은 총 650억5200만 원에 달했다. CT 재촬영 비용 491억5200만 원, MRI 재촬영 비용 159억 원이 불필요하게 지출된 셈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 같은 재촬영률이 2022년 25.8%에서 2025년 26.8%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두 단계 시스템을 추진한다. 먼저 2026년 12월부터 의료기관이 AI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기존 촬영 이력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후 2027년 상반기까지 환자가 스마트폰 QR코드를 활용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의료기관으로 자신의 영상을 직접 전송할 수 있는 가칭 영상정보공유시스템을 완성할 계획이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스템이 경제적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판단한다. 첫째, 환자의 의료비 부담 감소다. 불필요한 검사비 지출을 줄여 개인의 경제적 부담과 본인부담금을 낮출 수 있다. 둘째, 건강보험 재정 절감이다. 매년 650억 원대의 중복 급여를 정상화하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셋째, 의료서비스 질 향상이다. 기존 영상 정보에 기반해 더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가능해진다.
또한 의료기관의 운영 효율성도 개선된다. 중복 촬영 유도로 발생했던 의료기관 간 분쟁이 줄어들고, AI를 활용한 영상 검토로 의료진의 업무 부담도 감소한다. 나아가 고가 의료장비의 가동률 정상화로 의료자원 배분의 합리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시스템 도입은 정부의 보건의료 디지털화 전략의 일환이다. 정보통신 기술을 보건의료에 적용하되 경제적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재정 위기 극복과 국민 의료비 부담 경감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업계는 이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의료 산업 내 디지털 혁신의 신기원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