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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MOVER형 연구과제를 지금 평가시스템으로 선정한다고?

임윤철 발행인 · 2024.02.09

FIRST MOVER형 연구과제를 지금 평가시스템으로 선정한다고?

(아고라외침) 지난 주에 일본의 캐논이 네덜란드 ASML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캐논은 프린터·카메라 제조업체로 유명한데, 저가형 신기술을 내세워 ‘나노임프린트리소그래피’ 기술을 처음 공개했었습니다. ASML이 극자외선(EUV)을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를 에칭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캐논은 반도체설계 디자인을 웨이퍼에 찍어내는 기술로 도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캐논은 이 기술을 15년 이상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기술을 상용화시켜 우리나라와 대만, 그리고 심지어는 중국 경쟁업체들에게 빼앗긴 일본의 반도체 지위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습니다. 관건은 캐논이 이 기술을 얼마나 소형화할 수 있을 것인가 달려있습니다.

정부는 2024년 R&D예산을 늘리기 위해 모험적인 연구과제를 찾고 있습니다. 8일부터 수요조사를 한다고 합니다. 잠깐의 노력으로 정부R&D를 FIRST MOVER형으로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시작이 반’이고, ‘십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시작을 한다는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생겼습니다. 그런 과제가 올라오면 누가 심사를 할 것인가?입니다. 지금 우리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틀은 FAST FOLLOWER 과제선정 틀입니다.

과제의 주제를 이해하는 수준의 전문위원 7인 혹은 5인의 심사위원을 무작위로 선출하고(평가 당일 날 시간이 되는 평가위원으로 선정) 이들 심사위원들이 각자 점수를 매기게 하고 이를 점수를 합산하는 방법으로 총점을 낸 뒤에 최고점수의 과제를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으로, 이 옛날 틀을 이용해서 도전적인 연구과제(실패를 용인해줄 연구과제)를 선정하실겁니까? 가 질문입니다. 집단지성을 이용한 위원회 평가라고 하지만 이 평가방법이 FIRST MOVER형 과제 선정에 적합한가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은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 협력 또는 경쟁하며 얻어진 경험치나 지적능력 바탕에서 판단하는 것입니다. 연구과제 평가를 여러번 참석해 보았지만 평가위원회에 소집된 위원들 간에 평가대상 과제와 관련, 위원들이 상호 논쟁을 하면서 집단지성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열번 양보해서 평가위원회에 모인 평가위원들이 비슷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집단지성을 발휘한다해도 1년 뒤나 2년 뒤의 가까운 미래는 이 집단지성으로 맞출 수도 있지만 7년 뒤나 10년 뒤를 생각해도 집단지성이 맞을까요? 이 방법으로 과제선정평가를 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도전적인 연구과제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지금의 연구과제 선정평가 시스템에 대한 의심을 해야 합니다.

WISE FOOL을 아십니까? 현명한 광대로 번역하는데, 모순적인 캐릭터로, 단순함과 순박함을 통해 깊은 진리를 발견하는 인물을 의미합니다. 문학이나 민담에서 자주 등장하며, 기존의 관습을 도전하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지혜를 드러내는 사람입니다. 새로운 도전적 연구과제는 연구주제와 방법도 평가를 해야겠지만 연구자에 대한 선택이 중요합니다.

이 wise fool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wise fool이 집단지성으로 찾아질까요? 새로운 도전적인 연구과제를 해야 합니다. 정부의 이러한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이런 과제를 뽑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겠지요? (아고라외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