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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섭 칼럼] 님비(NIMBY)를 넘어 '우리 시설'로… 주민참여형 폐기물처리시설을 제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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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매립지가 종량제 봉투 폐기물의 직매립을 금지한 지 어느덧 6개월째다. 올해 1월 1일부터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는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강화하고, 공공 소각시설에서 처리하지 못한 폐기물은 수도권 외 지역 민간 소각장이나 재활용 시설에 위탁 처리했다. 시행 초기에는 처리 지역의 반발과 우려가 컸으나, 현재는 다행히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문제는 앞으로 다. 2030년 1월부터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전국적으로 종량제봉투 폐기물의 직매립 금지가 전면 시행된다. 지난 6월 3일 선출된 자치단체장들은 자신들의 임기 내에 직매립 금지 제도를 반드시 안착시켜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에 대비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5월 22일 ‘공공소각시설 조기 확충방안’을 발표했다. 지자체가 추진하는 소각시설 설치에 필요한 행정 절차와 기간을 단축하는 등 지자체의 폐기물소각시설 신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가장 큰 걸림돌인 후보지 주민들의 '님비(NIMBY·지역 이기주의) 현상'을 해결할 명쾌한 해법은 아직 공백으로 남아있다. 정부의 행정적 지원만으로는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는 '주민 직접 투자' 카드를 현장에 과감히 꺼내 들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주민 반대를 달래기 위해 다양한 직·간접적 인센티브(보상책)라는 '당근'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다수 지역에서 이러한 사후 보상 방식은 무용지물이었다. 주민들을 단순히 보상의 대상인 '피동적 관찰자'로 둘 것이 아니라,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및 운영 사업에 직접 지분을 투자하는 '능동적 사업주'로 참여시켜야 한다. 다행히도 정부는 불법⦁방치 재난폐기물 등을 처리하기 위해 “공공폐자원관리시설의 설치운영 및 주민지원에 관한 법률”을 2025년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동법 제30조 및 31조에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산업에 주민들의 직접 투자를 허용하는 법적 근거를 이미 마련해 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제 현장에 적용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반면,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환경 선진국인 독일의 '바이오에너지 마을(윤데 마을 등)'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협동조합을 결합해 가축 분뇨 및 유기성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에 자금을 출자하고, 운영 수익을 당당히 배당받으며 님비현상을 극복해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루트에너지가 ‘재생에너지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주민들이 지역에 들어서는 태양광·풍력발전소에 투자하고, 발전소에서 나오는 수익을 배당 형식으로 받을 수 있는 금융 투자 상품이다. 루트에너지가 유치한 누적 투자액은 2300억원에 달한다. 주민 참여형 펀드로 태양광·풍력 발전시설을 안착시키며 주민 직접 투자의 실효성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대규모 폐기물처리시설은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초고액 대형 공사이기 때문에 일반 주민이 참여하기에는 현실적인 장벽이 높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주민들이 시설 전체를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국비와 지방비, 혹은 대형 금융자본으로 건설비의 대부분을 충당하되, 총사업비의 10~20% 내외를 '주민 참여 펀드'나 '지자체 보증 채권' 형태로 분할 발행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대형 공사라는 리스크는 줄이면서 주민들은 소액으로 안전하게 거대 프로젝트의 주주로 동참할 수 있다. 여기에 정교한 제도적 안전장치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가구당 최대 투자 한도를 제한해 소액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일부 자본가들의 이익 독점 우려를 불식시키고, 투자 여력이 부족한 취약계층 주민들에게는 지자체가 저리 금융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시설 인근의 장기 거주민에게 우선 지분을 배정하고, 일반 국민도 이해하기 쉬운 투명한 정보 공개와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이러한 보완책이 갖춰진다면 주민 참여는 두 가지 극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 첫째, 주민 스스로가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경오염 방지 설비에 첨단 기술을 도입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둘째, 주민이 곧 주주이기에 시설 운영을 가장 투명하게 감시하는 주체가 된다.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지역 주민 모두의 상생 모델'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자치단체장들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에 대한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사전적으로만 존재하던 주민 직접 투자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하여, 지역 주민들이 환경시설 사업에 참여해 정당한 투자 이익을 공유하고, 기피 시설을 친환경 상생 모델로 탈바꿈시키는 지혜가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그린포스트코리아
링크 : https://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68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