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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상 칼럼] 왜 SK하이닉스는 '4중 중복상장'이라는 무리수를 두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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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가운데 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이 거론되면서 '4중 중복상장'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재 SK그룹은 SK㈜→SK스퀘어→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수직적 상장 구조를 갖고 있는데, 여기에 솔리다임이 상장되면 최대 4개의 상장사가 복잡한 5단계 피라미드 구조 속에 들어가게 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자본 배분의 비효율성이다. SK하이닉스가 기존 솔리다임을 100% 소유하던 구조에서 새로이 AI컴퍼니를 설립하고, 그 아래에 솔리다임을 배치한 후 다른 계열사들을 참여시킨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솔리다임에서 창출되는 가치가 SK하이닉스에만 귀속되지 않고, AI컴퍼니를 거쳐 여러 계열사와 신규 투자자들에게 분산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알짜 자산 쪼개기'로 비판하고 있다.
특히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인텔 NAND 사업을 인수한 이후 상당 기간 적자를 기록했던 부담스러운 자산이었다. SK하이닉스가 어려운 시기 홀로 위험과 투자 비용을 감당해왔는데,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으로 사업 가치가 높아지는 순간 외부 투자자와 계열사에 과실을 나눠주는 꼴이 되는 것이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명백한 주주가치 훼손이다.
SK그룹은 2021년을 전후해 SK바이오팜,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핵심 자산을 분할 상장하며 '파이낸셜 스토리'를 앞세웠지만, 결국 과도한 재무 부담으로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을 초래한 바 있다. 이번 솔리다임 상장이 같은 패턴의 반복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자금 조달이라는 명분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호황으로 막대한 영업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미 미국 자본시장에 ADR을 상장해 글로벌 접근성도 충분하다. 성장성 높은 자회사 주식을 외부에 매각할 실질적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 논란의 핵심은 상장 여부가 아니라 가치의 배분이다.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상장을 강행하려면 최소한 다음이 필요하다. 첫째, 상장의 당위성과 복잡한 구조의 필요성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둘째, 상장에서 발생하는 구주매출 대금을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특별배당으로 기존 주주에게 환원해야 한다. 셋째, 근본적으로 SK㈜→SK스퀨어→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수직 지배구조 고리를 단축하는 지배구조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실질적 대책 없이 상장을 강행한다면, 이는 글로벌 진출의 명분 뒤에 숨은 'K-디스카운트의 해외 수출'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출처 : 머니투데이
링크 : https://www.mt.co.kr/opinion/2026/09/15/2026091400473094374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