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바꾼 역사와 문화
<제8화> 월급은 원래 소금이었다? — 샐러리에 숨은 진실

월급날, 통장에 숫자가 찍힙니다. 영어로 봉급을 뜻하는 샐러리(salary)의 뿌리는 소금(sal)입니다. 정말 소금을 월급으로 받던 시대가 있었을까요? 2부 '돈의 진화'의 첫 장면, 2,000년 전 로마의 어느 서재로 가 보겠습니다.
서기 77년 무렵, 나폴리만이 내려다보이는 미세눔의 함대 사령부. 새벽부터 등불을 밝힌 노학자가 필경사에게 백과사전을 구술하고 있습니다. 로마 함대 사령관이자 『박물지』의 저자, 플리니우스입니다. "받아 적게. 문명인의 삶에 해와 소금만큼 요긴한 것은 없다. 병사의 봉급을 살라리움이라 부르는 것도, 옛날에는 소금으로 주었기 때문이다." 필경사가 고개를 듭니다. "소금으로 봉급을요?" 노학자는 창밖을 가리킵니다. 저 멀리 로마로 이어지는 오래된 길, 소금 수레가 수백 년을 오르내려 이름 자체가 '소금길'이 된 비아 살라리아가 있습니다. 2년 뒤 그는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을 더 가까이 관찰하겠다며 배를 몰고 나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가 남긴 서른일곱 권의 기록은 살아남았습니다.
방금 보신 장면은 플리니우스 『박물지』 31권의 실제 문장들을 근거로 상상해 본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반전이 있습니다. 현대 학자들이 로마의 급여 문서와 유적을 아무리 뒤져도, 병사가 소금 자루를 봉급으로 받았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습니다. 살라리움은 소금 그 자체가 아니라 소금을 살 수 있는 수당, 곧 돈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이 반전이 오히려 핵심을 보여줍니다. 소금은 지급 수단이 아니라 가치의 기준이었다는 것, 돈의 본질은 물건이 아니라 모두가 인정하는 잣대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소금이 화폐로 쓰인 기록도 있습니다. 마르코 폴로는 『동방견문록』에서 중국 윈난 지방의 도장 찍힌 소금 덩이 화폐를 보고했고, 에티오피아의 소금 막대 화폐 아몰레는 20세기 초까지 통용됐습니다. 이공계식으로 돈의 규격을 따져 보죠. 모두가 원할 것, 변질되지 않을 것, 잘게 나눌 수 있을 것, 들고 다닐 수 있을 것. 소금은 보편성과 분할성에서 만점이지만 습기에 녹고 무거워서 내구성과 휴대성에서 낙제합니다. 그래서 돈의 자리는 결국 금속으로 넘어갑니다.
자, 오늘의 결론입니다. 기술은 세상의 장면과 장면을 바꿉니다. 소금이라는 자연물이 가치의 잣대가 되자, 제각각이던 노동과 물건의 값이 하나의 단위로 매겨지는 장면이 열렸습니다. 값을 재는 공통의 잣대는 흥정을 단순하게 만드는 편리함이었고, 내 노동의 값을 남의 것과 비교할 수 있게 하는 협상력이었습니다. 그리고 잣대의 재료는 소금에서 금속으로, 종이로, 전자 신호로 바뀌어 왔을 뿐입니다. 월급이 통장의 숫자가 된 오늘도 질문은 똑같습니다. 그 숫자의 값을 무엇이 보증하는가. 5차산업혁명 시대에는 AI와 데이터가 새로운 잣대의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입니다. "너는 뭐 먹고 살거니?"의 여덟 번째 힌트는 이것, 무엇이 다음 시대의 잣대가 될지 알아보는 눈이 곧 밥벌이가 된다는 것입니다. 다음 화에서는 소금의 자리를 빼앗은 최초의 동전을 만나러 갑니다. 철이네 오이마켓이 다음 장면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사진: Charliefleurene, CC BY 4.0, via Wikimedia Comm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