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기회
20세기 연구‘틀’을 버리고 21세기 연구‘틀’을 만들자

(아고라외침) 과기부에 1,2 차관과 혁신본부장이 지난 주에 바뀌었습니다. 23년도 정부R&D예산 파동에 대한 정부의 책임론과 함께 ‘과학기술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인사권자의 입장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이 됩니다. 또, 2024년 정부R&D예산을 증액해야 하는 입장에서 예산을 삭감한 이들 고위 공직들이 다시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이 적합하지 않기에 시의적절해 보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겠지요. 과연 새로운 고위 공직자들이 어떤 「새부대」를 만들어갈지 궁금합니다.
정부가 2023년에 정부R&D예산 삭감 명분이야 이렇게도 저렇게도 설명을 할 수 있지만, 결국은 그동안 “가성비가 적다”입니다. 가성비로 따지자면 정부R&D투자대비 경제적 성과산출의 결과로 계산해야 하니까 당연히 가성비는 적습니다. 이 논리로 보면 정부예산은 삭감되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정부예산이 이공계 인력양성비용으로도 계상되고 있다는 점을 많이 간과하였지요. 2023년 하반기에 부랴부랴 이공계 대학원생에 대한 장학금프로그램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그 연유입니다. 정부R&D예산이 가지고 있는 다른 면을 읽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인사는 공무원의 내부승진입니다. 아마도 인사실패에 대한 정부의 내부 성찰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연구재단(KNSF)이 2024년 1월에 연구과제 공모제안을 받았습니다. 주변의 연구자들이 정부가 국제공동연구를 강조하니까 이 방침에 쫒아가느라 1월에 친분있는 해외 연구자들과 특별히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해외 선진연구와의 교류는 분명히 필요하지만 국제공동연구의 주제를 선택하려해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겁니다. 실질적인 연구기획과정과 예산사용에 대한 합의하는 과정도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이외에도 지적재산권에 대한 합의, 외국 대학의 높은 간접비율을 감안한 연구비 배분 등등이 아마도 만만하지 않았을 겁니다. 국제공동연구도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국제공동연구를 하면 생각나는 것이 몇 년전에 유령 해외학회에 많이 가는 바람에 연구윤리가 한번 크게 이슈화 된적이 있습니다. 적합한 전략이 필요할 텐데 경험이 많지 않은 연구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겁니다.
해외 국제공동연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연구의 ‘틀’은 어떻게 마련해야 합니까? 어떤 연구주제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연구방법으로 각각 연구를 나누어서 할지, 같은 주제에 대해 경쟁적으로 할지? 선진국의 연구를 배우려면 국내 연구자를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지? 선진기업들과의 국제공동연구도 필요할 텐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할까? 등등 조금만 생각해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많습니다. 정부가 어떤 ‘틀’을 만들어야 합니까? 정부는 다른 ‘틀’을 제시해야 할 듯 합니다. 21세기 연구‘틀’이기를 기대합니다.
20세기 연구‘틀’을 버립시다. 주장합니다만, 포지티브가 아니라 네가티브로 합시다. 연구에 대한 평가와 예산수립과 관련해서는 5년단위로 합시다. 연구책임자가 연구목표 결정은 물론 연구수행과 관련해서 모든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권한을 줍시다.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결과 성과를 어떻게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목표를 정하게 하고, 이에 합당한 전략과 실천계획을 준비하도록 합시다. 박사학위자, 석사후 몇 년 등등의 연구경력위주로 연구리더를 뽑지말고 연구는 물론 기술사업화 리더십도 있는 연구리더를 뽑읍시다. 3책5공 같은 연구‘틀’은 연구예산 영업하는 연구원들을 위한 ‘틀’이니까 진짜 연구하는 연구원들에게 필요한 ‘틀’을 만듭시다. 연구에 몰입하려면 1개 연구과제를 해도 버겁습니다.
원칙은 단순할수록 좋습니다. 연구자들에게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시간을 가지고 자신들의 성과를 내도록 해서 정부는 길게보고 평가하고, 좋은 인재들이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겁니다. 21세기 연구‘틀’을 만들어 보십시다. 짧은 시간에. 잘 부탁합니다. (아고라외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