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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한칼럼]브랜드 재구축·고급화 전략으로 지속 성장 이끌어

최인한 · 2026.02.24

[최인한칼럼]브랜드 재구축·고급화 전략으로 지속 성장 이끌어

글로벌 시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013년 스마트워치 탄생 후 전통적인 손목시계를 사용하지 않거나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뒤 시계 이용 목적도 달라졌다. 아날로그시계는 시간을 보기 위한 용도로, 스마트워치는 정보 단말기 및 신체 상태를 알기 위해 이용한다. 스마트워치는 헬스케어(심박수, 혈압, 수면 등) 서비스가 가능해 건강 관리용으로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가 대중화했지만, 롤렉스·오메가 등 고가 손목시계를 애용하는 고소득층 소비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일본 1위 시계 메이커 세이코(精工·SEIKO)의 최고급 브랜드 그랜드 세이코(GRAND SEIKO), 킹 세이코(KING SEIKO)도 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세이코는 2000년대 초반 위기를 극복하고, 매년 실적이 좋아졌다. 주가는 2025년 6월 4000엔(약 3만7500원)에서 2월 2일 7780엔(약 7만2900원)까지 뛰었다. 약 두 배 상승이다.

올해 창업 145주년을 맞은 세이코는 럭셔리 시계 시장에서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고급화 경쟁 속에 ‘정밀함’과 ‘섬세함’을 내세워 일본 제조업의 저력을 보여준다. 200년 장수 기업을 향해 가는 세이코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따라가 본다.

브랜드 고급화 전략으로 성공

세이코는 1881년 도쿄 긴자에 시계 수입· 판매 매장을 열었다. 이 회사는 창업 후 소비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명품 시계 브랜드로 성장했다. 세이코는 1924년 ‘SEIKO’ 브랜드 손목시계를 처음 시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그랜드 세이코, 킹 세이코를 1960년대에 선보였다. 이들 두 개 브랜드가 세이코를 대표하는 고가 손목시계다. 세이코는 1970년대에 판매 종료한 킹 세이코를 50여 년이 흐른 2022년에 부활시켰다. 회사 측은 “예전에 수십 종이 넘는 세이코 브랜드가 난립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줬다”라며 “2010년부터 브랜드 재구축 작업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2017년에는 그랜드 세이코를 독립 브랜드로 만들었다. 현재 킹 세이코 손목시계의 문자판 위쪽에는 SEIKO가 큰 글씨로, 아래쪽에는 ‘KING SEIKO’가 작은 글씨로 적혀 있다. 고가 제품일수록 ‘브랜드’ 티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선호하는 중장년층 소비자를 고려한 조치다.

히라오카 세이코 홍보실장은 “럭셔리 시계는 ‘세대’보다 ‘기호’가 더 작용하며, 젊은 세대도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람이 찾는다”라며 “기계식 시계의 특성인 구동음이나 시곗바늘의 정밀한 움직임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했다. 세이코는 시계 동력원으로 ‘스프링 드라이브’를 사용하는 기계식 시계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손목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소유자의 인생과 함께하는 ‘삶의 파트너’라는 인식에서다.

스마트폰 위기 딛고 실적 더 좋아져

세이코는 2020년대 들어 매출과 이익이 많이 늘어났다. 고가 시계의 판매 호조와 함께인공지능(AI), 카셰어링 등 시스템 솔루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된 덕분이다. 세이코의 시계 생산관리 시스템에서 출발한 이들 사업은 결제 정산, AI, 카셰어링 등 다양한 분야로 수요가 확산하는 추세다.

2025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처음으로 4000만 명을 넘어선 것도 실적 호전 배경이다. 부유한 외국인 관광객이 그랜드 세이코 시계를 많이 구입한다. 2024회계연도(3월 결산)에 세이코 매출은 3000억엔(약 2조8100원), 영업이익은 200억엔(약 1874억원)을 넘어섰다. 3월 말 끝나는 2025회계연도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할 전망이다.

최인한 시사일본연구소 소장 - 일본 전문 저널리스트, 현 미래 에셋증권 일본리포트 연재, 전 일본 유통과학대 객원교수, ‘일본에 대한 새로운 생각’ 저자

출처 : 이코노미조선

링크 : https://economychosun.com/site/data/html_dir/2026/02/06/202602060002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