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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철 칼럼]안이한 교육 카르텔이 국가의 미래를 도태시킨다: AI 시대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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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제4차 산업혁명은 단순한 기술의 진보를 넘어 인류 문명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 이미 글로벌 전선에서는 수학적 기초와 창의적 설계 능력을 갖춘 인재를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국가적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한민국 교육 현장만큼은 기이할 정도로 평온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무지와 나태로부터 비롯된 ‘안이함’이 지배하고 있다.
최근 보도된 교육 현장의 실태는 참담하다. AI 시대의 언어인 미적분과 기하, 물리와 화학이 수능의 ‘전략적 기피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학생들은 점수 따기 쉬운 과목으로 도망치고, 부모들은 그 도망의 경로를 설계하는 데 수억 원의 사교육비를 쏟아붓는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망국적인 구조를 방치하고, 오히려 조장하고 있는 교육 당국과 학계의 태도다.
교육공무원들의 행정 편의주의, ‘공정’이라는 이름의 가스라이팅
교육부와 교육 관련 공무원들은 입만 열면 ‘공정한 선발’을 외친다. 그들에게 교육은 인재를 키우는 과정이 아니라, 사고 없이 무난하게 학생들을 서열화하여 대학에 보내는 ‘행정적 처리’에 불과해 보인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수치로 줄을 세워야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지 않는다는 그들의 안이한 행정 편의주의가 대한민국 교육을 30년 전 과거에 묶어두고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정답이 없는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으로 바뀌었음에도, 공무원들은 여전히 ‘정답을 맞히는 공정함’에만 매몰되어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며 규제와 지침 뒤에 숨어 있는 그들의 나태함이 결국 대한민국 아이들을 AI 시대의 단순 노동자로 전락시키고 있다. 지금의 안이함은 단순한 업무 태만이 아니라, 국가 미래에 대한 명백한 배임 행위다.
상아탑에 갇힌 교수들과 교실을 잃은 교사들의 방관
현장의 교육자들 또한 그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학의 교수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학과의 칸막이를 높게 쌓고, 융합적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대신 입시 정책의 유불리만 따지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가장 먼저 읽고 교육 현장에 적용해야 할 지성인들이 오히려 과거의 커리큘럼에 안주하며 ‘공급자 중심’의 교육을 고수하고 있다.
일선 학교의 교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무너진 교실을 핑계로, 혹은 입시 제도라는 거대한 벽을 핑계로 아이들의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깨우는 일을 포기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 소통과 협업의 가치를 가르치기보다 EBS 문제집을 해설하는 것에 안주하는 교실에 AI 시대의 영재가 발붙일 곳은 없다. 교육자라는 이름 뒤에 숨어 변화를 거부하는 안이함이야말로 우리 교육의 가장 큰 적이다. 기술의 변화는 광속(光速)인데, 대한민국 교육 거버넌스는 우마차(牛馬車)를 타고 있다. 교육 관료와 학계의 안이한 현실 인식이 국가의 인재 저수지를 고갈시키고 있다.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소통, 교육의 판 자체를 갈아엎어야 한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입시 제도의 미세 조정이 아니다. 교육의 판 자체를 뒤집는 대전환이다. AI를 도구로 부리며 물리적 세계의 가치를 창출하는 ‘피지컬 AI’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교육 주체들의 정신 상태부터 개조해야 한다. 수학과 기초 과학은 점수를 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역량으로 재정립되어야 하며, 이를 가르치는 방식 또한 비판적 토론과 창의적 프로젝트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공무원들은 ‘관리’를 멈추고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 교수들은 상아탑을 허물고 시대와 호흡해야 하며, 교사들은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영감의 자극자가 되어야 한다. 이들이 지금처럼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안이한 자세로 일관한다면, 머지않아 대한민국은 기술 선진국들의 디지털 식민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더 이상 ‘공정’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인재의 싹을 자르지 마라. 교육의 목적은 선발이 아니라 ‘성장’이고, 국가의 역할은 평범함의 강요가 아니라 ‘탁월함의 발굴’에 있다. 교육 주체들이 이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고 안이함의 늪에서 허우적댄다면, 역사는 그들을 국가 인재 파괴의 주범으로 기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