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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학습노트-베트남,한국,일본과의 경제관계(17)

송덕호 · 2026.11.06

베트남학습노트-베트남,한국,일본과의 경제관계(17)

한국과 일본은 모두 베트남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지만, 협력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한국은 민간 대기업이 대규모로 투자해 짧은 기간에 교역을 크게 늘렸습니다. 일본은 엔차관과 ODA로 인프라를 먼저 깔고, 그 위에 자동차와 정밀기계 중심의 가치사슬을 오랜 기간에 걸쳐 쌓았습니다.

한국의 투자는 2008년 삼성 박닌 공장에서 본격화되었고, 삼성 한 곳의 누적 투자만 224억 달러가 넘습니다. LG(하이퐁)와 현대차(닌빈)가 뒤를 이었습니다. 대기업이 들어가면 협력사가 따라 들어가 현지에서 조립 생태계를 완성하는 방식이며, 최근에는 반도체 후공정과 소재 분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최대 ODA 공여국으로 공항, 교량, 호치민 지하철, 하이퐁 항만 같은 핵심 인프라를 지었습니다. 민간에서는 혼다가 오토바이 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있고, 캐논·파나소닉, 이온몰, 발전소와 스마트시티 투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베트남의 3대 교역국입니다. 하지만 고가의 중간재를 들여와 조립한 뒤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가공무역 구조라서 베트남은 한국에 333억 달러의 적자를 봅니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적자입니다. 4대 교역국인 일본(교역액 450억~480억 달러)과는 서로 보완하는 구조라 소폭 흑자이거나 균형에 가깝습니다.

베트남이 한국에 파는 것은 전자·통신 부품, OEM 의류, 수산물입니다. 일본에는 유니클로 같은 브랜드의 섬유·의류, 자동차용 와이어링 하네스, 고품질 농수산물을 수출합니다. 수입 쪽을 보면 한국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같은 IT 중간재(전체의 절반 이상)와 석유화학 제품을 들여옵니다. 일본에서는 공작기계·로봇 같은 자본재, 고급 철강재, 엔진·변속기 부품을 수입합니다.

베트남에 사는 한국인은 17만~20만 명으로 큰 코리아타운을 이루고 있습니다. 한국에 사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도 7만 5천 명이 넘습니다. 한국인 관광객은 연 400만 명 이상이고, 한류도 양국을 잇는 소프트파워 역할을 합니다. 일본에 사는 베트남인은 55만~60만 명으로 외국인 중 2위입니다. 특히 기능실습생과 특정기능 인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일본의 산업 현장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반면 베트남에 사는 일본인은 2만~2만 5천 명이고, 대부분 혼자 부임한 주재원입니다.

한국은 '속도와 규모'의 엔진으로 베트남의 수출 덩치를 키웠습니다. 베트남은 대한 적자를 감수하는 대신 기술 이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인프라와 기초 체력'의 닻으로 물류와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다만 보수적인 의사결정, 엔저, 실습생 처우 문제가 협력을 더디게 하는 요인입니다. 베트남은 수출 규모는 한국에, 산업의 내실은 일본에 기대는 균형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송덕호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