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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 칼럼]위기는 대한민국 성장의 자극제

이홍 · 2026.03.13

[이홍 칼럼]위기는 대한민국 성장의 자극제

우리를 되돌아보면 아찔하다. 선진국이 되는 과정을 보면 이런 드라마가 없기 때 문이다. 우리경제 성장에는 늘 위기가 따라 다녔다. 놀랍게도 이 위기들은 최근 100년 에 다 몰려 있었다. 조선이 망하고 대한민국으로 넘어오는 중간기에 일제강점기(1910년 강제병합~1945년)부터 한국전쟁(1950년 6월 25일~1953년)까지는 그야말로 국가 자체의 존망이 흔들리던 시대였다. 전쟁을 수습하며 간신히 노력해 1961년 1인당 GDP는 약 94달러 수준이 됐다. 아프리카의 케냐와 탄자니아가 100달러 수준이었다.

이후 지긋지긋한 가난을 벗어보자고 가발 팔고 싸구려 와이셔츠 팔아 부를 조금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4차 중동전쟁이 터지며 1973년 10월 1차 오일쇼크를 맞았다. 석유 값이 폭등하면서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도산했다. 간신히 숨 좀 돌리나 싶더니 1979년 이란 혁명으로 2차 오일쇼크가 터졌다. 또 이를 악물고 경제에 매진했다. 그 결과 1983년 GDP 경제성장률이 13.4%에 도달하는 경이적인 일이 벌어졌다. 그러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다. 은행들이 줄도산 하며 나라가 붕괴했고 그해 12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1998년 경제성장률은 -5.1%를 기록했다. IMF의 가혹한 구조조정으로 대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이를 다시 악물었다. 이후 수출이 호전되며 2000년 경제성장률 9.1%의 초고속 성장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위기와의 악연은 끝나지 않았다. 열심히 잘살고 있던 우리에게 2008년 느닷없이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온전할 리 없었다. 주가가 2008년 한 해에만 40% 이상 폭락했다. 글로벌 경기가 냉각되자 수출이 곤두박질치면서 2009년 경제성장률이 0.8%로 급락했다. 그래도 힘겹게 경제 엔진을 재가동했다. 숨 좀 돌리는 찰나에 2019년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2020년 경제성장률이 -0.7%로 추락했다. 비극은 반복됐다.

경제위기로만 한정하면 우리나라는 1954년부터 2025년까지 72년 동안 평균 10년에 한 번씩 대형 위기를 경험했다. 원인은 수출경제 전략 때문이다. 수출을 안 하면 어떻게 될까. 2025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GDP는 3만6107달러다. 순수 내수경제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1인당 GDP를 계산해보면 대략 1만~2만 달러로 추산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수출해야 하는 나라다. 이런 경제구조는 외부의 조그만 환경변화에도 영향을 받는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폐렴에 걸린다는 말이 이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시간을 강인하게 버티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가막힌 능력을 체 득했다. 1997년 IMF 시대는 회상하기도 싫다. 하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대한민국은 국가자본주의에서 민간자본주의로 탈바꿈했다. 민간영역이 커지며 동시에 창조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K팝이 2000년경부터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한 이유다. 그리고 저가 산업을 버리고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경제의 틀을 바꿨다. 초미세 첨단 반도체, 액화천 연가스(LNG) 등 첨단 조선, 고급 원자력, 첨단 바이오, 일류 국방기술, 고급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용 데이센터 기술들이 2000년 이후 체득됐다. 우리는 지금 이 기술들 덕에 먹고 살고 있다. 미국이 우리를 기술동맹국으로 삼은 이유다.

출처 : 인사이트코리아(https://www.insight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