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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 칼럼] 한국 반도체, 일본처럼 될 것인가?

이홍 · 2026.08.12

[이홍 칼럼] 한국 반도체, 일본처럼 될 것인가?

반도체 주가의 폭락이 한국 경제에 긴장을 가져왔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미국이 불안해하면 한국을 손볼 수 있다는 우려, 신용거래청산, 중국의 위협 등 여러 요인이 지목되지만, 더 깊은 불안의 근원은 1980년대 미국이 일본 반도체 산업을 제거한 사건에 있다.

1970년대 후반 미국이 D램 시장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 초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은 일본 기업들이 압도적 기술력으로 미국을 몰아냈다. 64K D램 가격은 1980년 개당 28달러에서 1985년 1달러 이하로 폭락했다. 1985년 이후 일본의 시장점유율은 80%를 넘겼고, 급기야 인텔도 1985년 D램 사업을 철수했다.

미국의 반격은 신속했다. 통상법 301조를 발동하고,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을 체결해 일본 제품의 최저수출가격을 정했다. 1987년에는 일본산 제품에 100%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1985년의 플라자 합의까지 겹쳤다. G5가 환율을 조정해 엔화를 강제로 올렸고, 달러당 환율은 235엔에서 79.75엔까지 치솟았다. 이 이중고를 견디지 못한 일본 반도체 산업은 쇠락했고, 한국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도 같은 운명을 맞을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첫째, 한국 반도체의 기술적 우위가 대체 불가능 수준이라는 점이다. 1980년대 일본 D램은 표준품이었지만, 현재 한국은 초미세 고대역폭 메모리(HBM) 같은 첨단 제품에서 절대 강자다. 중국 창신메모리와의 기술격차는 최소 3년이고, 이는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넘사벽'에 해당한다.

둘째,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가 미국, 한국, 대만, 네덜란드, 일본의 5개국 연합으로 촘촘히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중국의 창신메모리보다 한국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오랜 신뢰 관계와 기술 호환성 때문이다.

셋째,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점이다. 1980년대 미국이 일본을 제재한 이유는 소련 이후 일본이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주적은 중국이고, 중국과 경쟁할 제조업 능력을 가진 나라는 한국뿐이다. 미국이 한국을 함부로 흔들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것이 영원한 보장은 아니다. 미국 제재의 불안은 여전하고, 더 강한 지렛대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미국 사회와의 결합이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와 일자리 창출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현지 주민과 정치권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이다. 미국 내에서의 깊은 뿌리내림이 한국 반도체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보험이 될 것이다.

출처 : 뉴스프리존

링크 : https://www.newsfreezo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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