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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섭 칼럼] IMD 국가경쟁력 평가 21위, 한국의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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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반년이 지났다. AI가 세상을 총체적으로 바꾸는 대전환 시대에 우리는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하지만 이 시대의 역설은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선도 기업들이 기술 중심에서 인류의 목적과 미션으로 시선을 돌리는 '업의 재정의'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어떻게 해야 할까. IMD 국가경쟁력 평가가 그 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21위, 기술력은 입증됐다
올해 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21위를 기록했다. 작년 27위에서 6계단 상승한 결과로, 2024년 20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순위다. IMD 평가의 핵심은 단순하다. GDP나 경제 규모가 아니라 기업이 혁신하고 투자할 수 있는 국가 환경을 얼마나 잘 제공하는지를 묻는 것이다. 즉, 국가를 '기업 활동 플랫폼'으로 보는 관점이다.
우리의 강점은 명확하다. '인프라' 분야에서 21위에서 15위로 상승하며 ICT, 디지털 기반, 과학기술, 제조업 능력이 세계 상위권임을 입증했다. AI, 반도체, 배터리, 로봇,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서 한국의 기초가 탄탄하다는 뜻이다. 또한 '기업효율성'도 44위에서 34위로 10계단 수직 상승했다. 생산성, 금융 접근성, 경영 대응력, 사회적 기업가정신 등이 모두 개선된 결과다. 한국 기업들의 세계 시장에서의 실행력이 인정받은 것이다.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30-50클럽'에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많은 인구, 높은 제조업 비중, 큰 대외의존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할 때, 이런 조건 속에서도 21위를 기록한 것은 한국이 규모와 복잡성을 가진 선진경제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다.
제도의 벽, 경제의 약점이 되다
그러나 약점도 심각하다. '정부효율성'은 31위에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의 가장 큰 약점이다. 기업이 체감하는 규제, 행정절차, 법제 환경, 정책의 예측가능성이 경쟁력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의미다. IMD 평가에 기업인 설문이 반영되는 만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와 제도적 안정성은 순위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경제성과'도 11위에서 14위로 3계단 하락했다. 수출과 첨단 제조업에서는 강하지만, 내수 활력, 고용의 질, 물가 안정, 성장 잠재력에서 약하다는 평가다. 저성장, 인구구조 변화, 가계부채, 산업 전환 과정에서의 고용 미스매치는 앞으로도 경제성과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기업효율성'에서 여전히 34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시장의 경직성, 직무·성과 중심 인사체계의 미흡, 노사관계의 불확실성, 고급 AI·디지털 인재 부족, 기업의 빠른 사업 전환을 어렵게 하는 제도적 제약 등은 구조적 약점으로 남아 있다.
미중 경쟁의 흐름 속에서 한국의 위치
한국이 놓치면 안 될 신호가 하나 있다. 중국이다. 30-50클럽 기준은 아니지만, 중국이 올해 12위에 포진하며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우리보다 9계단 앞서있을 뿐 아니라, 지난 10여 년간 20위권 밖에서 가파르게 올라오고 있다. 이는 경고다.
10위권 진입, 이제는 제도의 경쟁이다
IMD 평가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국가경쟁력은 더 이상 경제 규모가 아니라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제공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가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리고 IMD가 2026년 평가에서 강조한 것도 제도적 안정성, 정책 예측가능성, 기업의 민첩성이다.
우리가 10위권 국가로 도약하려면 기존의 제조업·ICT·과학기술 강점 위에 규제 합리화, 노동시장 유연성, 정책 신뢰, 인재 및 인프라 시스템을 결합해야 한다. 이제 기술의 시대는 끝났다. 제도와 신뢰의 시대가 왔다. 기업, 정부, 사회 전반이 이 진리를 깊이 새길 때 한국의 진정한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출처 : 아주경제
링크 : https://www.ajunews.com/view/20260630090241049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