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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원 칼럼] 젠슨 황의 17일이 보여준 AI 세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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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초까지 약 17일에 걸쳐 대만과 한국을 순방한 여정은 단순한 기업 임원의 출장을 넘어 AI 시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지도를 상징합니다. 그의 이동 경로는 AI 공급망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과거 산업혁명 시대 철도가, 20세기에 석유가 세계 경제를 좌우했다면, AI 시대에는 AI 공급망이 새로운 혈관 역할을 합니다. 황의 첫 번째 목적지인 대만은 AI 산업의 전략 요충지입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를 설계하지만 제조는 TSMC가 담당하고, AI 서버는 폭스콘, 콴타컴퓨터 등 대만 기업들이 생산합니다. 오늘날 AI 반도체의 상당 부분과 데이터센터 서버 대부분이 대만을 거쳐 전 세계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대만 이후 황이 방문한 한국의 역할은 AI의 '기억력'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GPU가 최고 성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필수 요소로, 현재 AI 산업에서 전략물자 수준의 중요성을 갖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개발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황이 한국에서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LG, 네이버 등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과 만났다는 것입니다. 이는 AI 산업의 무게중심이 생성형 AI에서 피지컬 AI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AI의 다음 전장은 채팅창이 아니라 공장, 자동차, 로봇, 항만 등 현실 세계 전체입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강국으로서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조선, 철강, 로봇산업이 동시에 존재하는 유일한 국가입니다.
그런, 한국의 전략적 과제는,
첫째, AI를 더 이상 IT 산업의 한 분야가 아닌 국가 기간산업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데이터센터와 GPU, AI 네트워크는 도로와 철도처럼 국가 인프라가 되고 있습니다. 둘째, 메모리 강국에서 AI 산업 강국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HBM 공급만이 아닌 AI 플랫폼, 서비스, 에이전트, 피지컬 AI 영역까지 확대 필요합니다. 셋째, 제조 AI를 국가전략으로 추진하면 세계 최초의 'AI 제조강국'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넷째, 대만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대만이 생산의 허브라면 한국은 메모리와 산업 응용의 허브로서 양국은 운명공동체입니다.
결국 황의 17일 여정은 21세기 AI 시대의 새로운 실크로드를 제시합니다. 20세기 세계지도가 석유와 해상교역로 중심이었다면, AI 시대의 지도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AI 공급망 중심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 지도 속의 한 지점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지도를 설계하는 국가가 될 것인가 하는 선택에 직면해 있습니다.
출처 : 아주경제
링크 : https://www.ajunews.com/view/20260609141216045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