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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철칼럼]격차는 자연스럽다. 그러나 100배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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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배라는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그것은 경고이다. 최근 발표된 국세청 사업소득 자료에 따르면 사업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가 처음으로 100배를 넘어섰다. 상위 집단은 연간 수천만 원의 사업소득을 얻고 있는 반면, 하위 집단은 연간 수십만 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같은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 경제적 현실은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한다.
이 현상을 단순히 불공정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본질을 오해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격차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다. 더 효율적인 구조, 더 확장 가능한 기술, 더 넓은 시장 접근성을 확보한 사업이 더 큰 보상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격차는 혁신의 결과이며, 동시에 혁신의 동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100배의 격차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단순한 성과 차이가 아니라, 구조 접근성의 차이를 의미한다. 일부는 기술, 플랫폼, 자본이라는 확장 구조에 접근할 수 있고, 다른 일부는 자신의 노동에만 의존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구조에 대한 접근성이다.
이 격차를 줄이는 해답은 소득을 재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이다. 첫째,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국가적 전략으로 확대해야 한다. 기술은 가장 강력한 소득 확장 수단이다. 연구소와 대학에서 개발된 기술이 사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기술이전 지원, 사업화 전문 인력 양성, 초기 사업화 자금 공급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기술사업화 펀드와 같은 전문 투자 재원을 확대하여 기술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술은 격차를 만드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격차를 줄이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기도 하다.
둘째, 플랫폼 접근성을 공공 인프라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 오늘날 사업의 확장은 물리적 자본이 아니라 디지털 접근성에 의해 결정된다. 온라인 플랫폼, 글로벌 전자상거래, 디지털 마케팅 도구는 소규모 사업자에게도 과거 대기업만이 누릴 수 있었던 시장 접근성을 제공한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단순한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사업자가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도록 교육과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투자 생태계를 확장하여 자본의 순환을 촉진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지속성은 자본의 축적이 아니라 자본의 순환에 의해 유지된다. 사업소득 상위 집단과 기존 성공 기업은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민간 투자 펀드, 기술사업화 펀드, 창업 투자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새로운 사업자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자본이 순환할 때 격차는 성장의 동력이 되지만, 순환하지 않을 때 격차는 경제의 위험이 된다.
동시에 사업소득 상위 집단과 하위 집단 모두에게 변화가 필요하다. 상위 집단은 단순한 자본 축적자가 아니라 구조 창출자가 되어야 한다. 그들의 경험, 자본, 네트워크는 새로운 사업자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 투자는 단순한 수익 추구가 아니라 경제의 지속성을 위한 필수적 역할이다.
하위 집단은 노동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 오래 일하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반복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디지털 도구, 자동화, 플랫폼을 활용하여 자신의 노동이 아닌 구조가 소득을 창출하도록 전환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미래는 격차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격차를 넘어설 수 있는 경로의 존재 여부에 달려 있다. 기술사업화, 플랫폼 접근성, 그리고 투자 생태계는 그 경로를 만드는 핵심 요소이다. 격차는 자연스럽다. 그러나 100배는 위험하다. 그리고 그 위험을 줄이는 것은 정부의 정책, 자본의 순환, 그리고 사업가 자신의 구조 전환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