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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상 칼럼] 왜 MoM(Majority of Minority)이 독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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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 '밸류업'이라는 명목 아래 소수주주 다수결(MoM) 제도 도입 논의가 뜨겁다. 대주주의 의결권을 배제하고 소수주주만의 다수결로 구조개편 안건을 결정하는 이 제도는 불공정한 합병으로 피해를 본 일반주주들에게는 구원투수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선한 의도가 치밀한 안전장치 없이 의무화될 경우 자본시장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문제는 극단적 불균형에 있다. 대주주 40%, 소수주주 60% 지분인 회사에서 소수주주 10%만 참석했을 때, MoM을 적용하면 전체 지분의 5%만 반대해도 40%를 보유한 대주주의 찬성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 결국 95%의 의사가 5%의 반대에 묵살되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역설이 발생한다. 이는 단기 수익만 노리는 헤지펀드가 소수주주를 선동해 기업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 심각한 것은 책임과 리스크의 비대칭성이다. 대주주는 기업 가치 폭락 시 수천억 원의 손실을 감당하지만, 소수주주는 언제든 떠날 수 있다. MoM은 단 1%의 지분을 가진 소수에게 절대적 거부권을 주는 결과를 낳는다. 나아가 행동주의 펀드가 3~5% 지분으로 안건 부결을 협박해 고가 자사주 매입이나 특별 배당을 강요하는 '그린메일'이 양산될 우려도 크다.
미국 델 컴퓨터의 2013년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창업자 마이클 델이 MoM을 수용했으나 칼 아이칸 등 행동주의 펀드의 강한 압박으로 결국 매수가격을 올리고 특별 배당까지 줄 수밖에 없었다. 미국, 영국, 일본 등도 이 부작용을 알기에 MoM을 법으로 강제하지 않는다.
문제는 무비판적 도입의 조급함이다. 한국이 세계 최강 형태로 MoM을 법제화하면 구조조정이 필요한 대주주들은 해외 상장으로 떠날 것이다. 상장 시장이 경영권을 위협받는 무대가 되는 것이다.
소수주주 보호와 대주주의 사익 편취 차단이라는 명분은 타당하다. 다만 전체 발행주식의 20~25% 이상 찬성이라는 '최소 찬성 요건'을 병행하고, 모든 구조개편이 아닌 명백한 사익 편취 위험이 있는 거래에만 선별 적용해야 한다. 규제가 정교함을 잃으면 선한 의도는 오히려 독이 된다.
출처 : 머니투데이
링크 :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5385493?sid=110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